이 소설을 읽고 나서 소설에 대해 한 문장으로 정리해 봤다. 소설은 삶의 반음을 연주하는 하나의 악기이다. 라고.
온음만으로 음악이 만들어질 수가 없다. 완성도 있는 음악은 반음과 화음이 필수이고, 반음 없는 온음만으로 제대로 된 음악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음악도 그럴진대 세상살이는 더 그렇다. 온음만으로 이루어진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런 세상이 존재할 수 있을까? 반음이 있기 때문에 온음이 더 빛나는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내 삶의 반음에 대해 생각해 봤다. 그리고 이 세상의 반음에 대해, 온음에 대해. 세상은, 음악은, 반음만으로도 이루어질 수 없고, 온음만으로도 이루어질 수 없다. 둘의 조화가 중요하다.
이청준 소설가의 소설집에 수록된 단편 하나 하나가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든다. 추석 연휴 기간동안 김동리, 최인훈, 임철우 소설가의 소설집을 각 한 권씩 읽고, 이청준 소설가의 소설집을 읽고 있다. 각각의 소설집마다 작가의 독특한 문체가 있고, 사유가 있고, 의미가 있다. 한 번 읽고 덮을 수 없는 책들이다.
누구나 자기 인생의 피아니스트이다. 반음과 온음을 어우러지게 잘 연주하는 그런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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