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note

제목마음이라는 것2025-03-18 15:39
작성자 Level 10

마음이라는 단어를 곱씹어 본다.

마음가짐이라는 말과 함께.


6년 전 처음 병을 진단받았을 때에는, 내가 5년만 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5년동안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 보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5년동안 병원치료를 받으며 직장생활을 했지만, 통장에 남아있던 모든 돈들을 다 써버리는 추억을 만들었다.

번 것보다 몇 배는 더 썼던 5년이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재발되어 병원에 갔고, 전이판정을 받았고, 결국은 약만 잘 먹으면 괜찮을 것 같다는 의사의 답변을 들었다.

통장에는 더 쓸 돈이 남아있지 않았고, 다시 직장생활을 하기도 힘들어서, 나는 결국 돈을 최소로 쓰는 것을 택했다.


재발했는데,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도, 약만 잘 먹으라는 의사의 말을 듣고 나서부터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 사라졌다. 그냥 나는 늙어 죽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 거다.


5년 생존을 목표로 한다고 했던 6년 전 의사의 말을 가끔 생각한다.

내가 내 병에 대해 일찍 포기하고, 삶에 대한 의지를 잃었다면, 마냥 슬퍼하고 체념하기만 했다면, 나는 지금까지 살고 있을까 하는 질문을 나에게 던져 보았다.

삶을 아직은 포기할 수 없었던 마음, 연로하신 아버지와 아직 이루지 못한 내 꿈에 대한 집착이 결국 나를 살게 만들었던 것 같다.


지금은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삶도 죽음도 결국 하나라는 생각이 들고, 삶도 죽음도 결국 인생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살아있든 죽어서 영혼이 되든 나는 나이고, 의식이 있는 한, 영혼이 있는 한, 나는 어딘가에서 존재할 것이다.

모든 게 소멸된다면 없음, 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힘든 일을 할 때에도,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에도, 병을 앓을 때에도, 마음이 중요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되도록 밝게 살려고 노력한다.

늘 웃고 살 수는 없지만, 어둡지 않게 살려고 노력한다.


내 마음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기에, 나는 오늘도 행복한 마음으로 나의 삶을 살아간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