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짬뽕을 먹었다. 강의가 있는 날은 낮술을 안 마시는데, 오늘은 막걸리를 딱 한 잔 마셨다. 사람들마다 각기 다른 주관과 생각과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나이를 먹으면 대개가 다 비슷비슷해진다.
소설을 왜 쓰냐고, 잘 써지지도 않는데 왜 쓰냐고, 괴로우니까 그만 쓰라는 말을 들었다. 괴로워도 쓰는 자체가 좋다고, 괴로움도 때때로 즐기게 된다고 말했다. 끙끙 앓으면서 새 소설을 구상했는데, 예전에 썼던 소설과 비슷한 이야기인 것 같아서 쓰기가 망설여진다. 그래도 써봐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강의 제출은 못 하더라도 한번 써봐야겠다는 생각.
일어나서 지금까지 쭉 놀았다. 날마다 읽는 소설 세 편을 읽고, 강의 텍스트를 한 번씩 빨리 읽어야겠다.
소설을 공부하고 쓰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 안의 한계를 하나씩 하나씩 깨 나가는 재미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계가 깨지지 않아서 발전이 없고, 그래서 괴롭기는 하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는 건 나는 오늘도 소설을 읽고 있다는 것이다.
즉흥적인 재미만 추구하는 시대에 소설을 공부하고 쓰면서 재미를 느끼는 건 어쩌면 느린 행복을 추구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느린 행복 추구. 결과와 상관없이 이 느린 행복 추구 과정을 통해 나는 조금씩 밝아지고 마음이 편해지고 행복해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소설을 공부하고, 소설을 읽고, 소설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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