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텍스트 세 편 중 한 편을 다시 읽고 쉬고 있다. 아버지와 잠시 시간을 보낸 후 강의를 들어야 하는데, 그 전에 잠시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따라 조금 피곤하다. 소설은 아무래도 다시 새로 구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강의에 제출할 소설은 새로 구상하고, 이미 구상해둔 소설은 연습삼아 한번 써 보려고 한다. 많이 써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사람들을 만나는 게 지쳐서 요즘 혼자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꼭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야 하지만, 그런 만남이 그리 편치는 않다. 사람들을 만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그냥 성격이 다른 것 아닐까.
몰입할 수 있는 게 생겨서 좋다. 하루의 대다수 시간을 소설에 몰입해서 보낼 수 있다는 게 좋고, 행복하다. 우리 나이에 뭔가를 해서 뭘 얻겠느냐고, 적당히 하라는 말을 들을 때도 있다. 이미 적당히 하고 있는데...ㅎㅎ~ 뭘 얻으려고만 공부를 하는 거냐고, 그냥 하는 게 좋으니까 하는 거지... 라고 답했다.
소설을 공부하는 나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처음에는 참 불편하고 따갑게 느껴졌다. 그런데 내 주특기가 타인의 시선을 무시하는 것이다.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서 하루 하루를 보내고, 그로 인해 뿌듯함과 만족감을 얻으며 살아가는 요즘이다.
엄마가 하셨던 말씀이 있다. 해야 하는 것 다 해 놓고 나서 중년 이후에 네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라고. 그 말씀대로 살고 있나 보다.
소박한 내 일상이 나는 참 마음에 든다. 단조롭고 날마다 똑같은 일상이지만, 더 이상은 내가 꼭 해야 하는 의무감, 책임감 같은 게 없다. 당분간은 이렇게 살아야 할 것 같다.
한두달 후면 다시 병원에 가야 한다. 이번 혈액검사는 결과가 좋기를. 호중구 수치도 안정적이기를.
아직까지는 건강에 크게 문제 없이 잘 버티고 있다. 오래오래 이렇게만 버틸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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