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노트 정리를 내일로 미루고 하루를 마감한다. 오늘 강의 텍스트로 다룬 작품들은 모두 좋았다. 내 작품 제출일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데 엉망인 작품을 내야 해서 조금 걱정이 된다. 그래도 내가 쓸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뭔가 목적을 갖지 않고 내가 쓸 수 있는 것들을 하나 하나 써 보려고 한다. 문우들에게 나의 졸작을 읽혀야 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나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고민하지만 답이 없는 이 질문들을 생각하기 위해 사람들은 문학을 하는 건지도 모른다. 소설 쓰는 게 엉망이지만 그래도 올해 1월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아졌을 거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소설을 읽고 써 보려고 한다.
몸이 아프기 때문에 나만의 시간을 얻었다. 세상 팔자 편하게 살고 있는 요즘이다. 삶이 이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날마다 출퇴근을 반복하며, 지하철을 왕복으로 타고 움직이며, 사무실에서 늘 똑같은 업무를 하며 앵무새처럼 사람들을 대하던 시간들이 지금은 아득하게 느껴진다. 이제 다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그 덕택에 나는 또 다른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나의 인생을 생각해보고,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도록 나아가는 과정으로서의 소설 쓰기. 나는 그냥 나의 묵은 감정들을 배출해 내는 하나의 과정으로 소설을 쓰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짬짬이 타인의 삶을 관찰하며, 그것들을 쓰기도 하지만, 그 타인의 삶과 그 타인 안에, 나의 삶과 나의 모습이 겹쳐있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학기마다 내 발표일에 맞춰 빠짐없이 소설을 써서 제출할 수 있을지 가끔은 걱정이 된다. 내년에는 열심히 쓸 생각이지만, 소재 찾는 건 늘 어렵고, 내가 소설을 통해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나도 모를 때가 많기 때문에. 가볍게 많이 써보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다.
내년 1학기에 제출할 소설은 써 두었다. 하지만 2,3,4학기에 제출할 소설들을 미리 준비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마음을 편하게 먹고 천천히 생각해서 써보려고 한다.
하루의 끝. 지친 하루였다. 내일은 늦잠도 자고 조금 편하게 하루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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