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를 기다리며 응급실 바깥 의자에 앉아 있다. 아버지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시다. 간밤에 날을 새고 아버지 곁을 지키다가 응급실로 달려왔다. 병원에서 해 줄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수액을 다 맞으시면 집에 모시고 가려고 한다. 진료거부서에 사인을 했다. 파란 병원용 담요를 머리끝까지 뒤집어 쓴 채 수액을 맞고 있는 아버지를 멀리서 바라보다가 밖으로 나왔다. 몇십년만에 처음으로 눈물이 쏟아진다.
진료거부서에 사인을 받으러 온 직원이 울고 있는 나를 보더니 움찔 한다. 재빨리 눈물을 닦고 사인을 했다. 직원이 응급실로 다시 들어가자 또 눈물이 흘러내린다.
어제는 아버지가 하루종일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하셨다. 아무것도 묻지 않은 깨끗한 상태인 기저귀를 계속 갈아달라고 하셨다. 딸의 사랑이 그리우셨을까.
끝까지 아버지 앞에서는 울고싶지 않다. 웃는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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