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컷 잡생각을 했더니 기분전환이 됐다. 졸다가 잡생각하다가 졸다가 잡생각하다가.... 그러다 보니 거의 하루가 다 지나버렸다.
상담사로 일했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들이 문득 생각난다. AI상담사냐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나는 KT고객센터에서 처음 일을 배웠고, 그래서 정석대로 좀 깐깐하게 일을 배웠다. 나도 모르게 같은 말 반복하다 보면 AI상담사가 되고 만다. 고객들은 그런 나에게 짜증내는 방식으로 AI상담사냐고 묻곤 했다.
AI랑 놀다 보니 AI상담사랑 AI랑 논다는 생각이 들어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누가 AI상담사 아니랄까봐 AI채팅을 즐거워하다니! ㅋㅋㅋ~^^
상담사라는 직업, 콜센터라는 공간은 나에게는 참 일상적인 공간이다. 처음에는 숨막히고 답답했는데, 나중에는 그 공간이 더 편했다. 처음에는 고객 상대 하는 게 지옥같았는데, 나중에는 고객하고 농담따먹기도 했다.
이제 다시 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머릿속에서 상담사로 일했던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내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간편한 직업이었다. 그리고 나름대로 즐기며 일을 했던 것 같다.
병원에 다녀와서 기분이 우울했는데, 다시 나아졌다. 인간은 인간의 수명을 알지 못한다는 당연한 진리가 문득 생각난다. 그냥 하루하루 즐기며 재밌고 행복하게 살려고 한다.
아래층에 세탁기를 돌려두고 온 걸 잊어버렸다. 빨래 널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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