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note

제목낙서2025-04-17 07:39
작성자 Level 10

아침부터 왠지 가볍다.

몸도 가볍고, 마음도 가볍다.


다이어트가 성공해서 살이 조금 빠졌다.

일단 요요없이 유지를 해야겠다.


아이들과 함께 일했던 시간들이 생각난다.

같이 아이가 되어 놀았던 시간들.

계산하지 않아도 되고, 일일이 따지지 않아도 되서, 아이들과 있는 시간들이 편했다.


학교를 졸업하면 독립해서 혼자 삶을 시작하는 아이들.

세상에 나와 깨지고 넘어지며 그렇게 인생을 배워가는 아이들.

연애가 안 되서 고민이고,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우울하고, 또 다른 남자친구를 만나 연애를 하는 설레임을 느끼고, 방 월세가 비싸서 힘들어하기도 하고,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고...

그런 아이들을 보며 지나온 내 삶을 생각했던 시간들이었다.


문학 공부를 하겠다는 딸을 아낌없이 지원해주셨던 아버지.

늘 너는 남과 다르다, 라는 사상을 나에게 주입시키셨던 우리 아버지.

취직이 잘 되는 학과 대신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학과로 지원하라고 해 주셨던 부모님.

대학 졸업해도 돈 벌 필요 없다고 하시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라고 하셨던 부모님.

엄마는 나에게 결혼을 권했지만, 아버지는 나에게 빨리 결혼할 필요 없다고 하셨다.


케이블티비를 두 달만에 박차고 나와서 보습학원 강사를 선택했을 때에도,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나를 바라보셨고, 엄마에게는 평생 먹을 욕을 다 먹었다.

주어진 삶을 살았으면 남들이 볼 때 제법 보기 좋은 삶을 살았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내가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다.


내가 선택한 내 인생에 후회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힘들었던 적은 있지만, 그 힘듬도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내가 선택한 인생에 있어서 후회하거나 힘들어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남들과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았고,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고 살았던 것 같다.

한 친구는 그런 나에게, 내가 다 가져서 그런 거라고 했다.

다 가진 삶이 있을까?

라고 나는 묻고 싶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니가 가진 걸 내가 못 가진 게 있지 않을까?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친구는 그 말의 의미를 알 수 없을 테니까.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것 다 하며 살아.

라며 나를 바라봐 주시는 우리 아버지가 있어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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