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오늘 오후에 나에게 그러셨다. 열심히 써. 그리고 아름다운 소설 써. 라고.
하루종일 소설 합평문 쓰느라 소설을 읽고 분석했더니 내가 소설을 쓰고 있는 줄 아셨나 보다. 열심히, 아름다운 소설을 쓰라는 아버지의 말씀은 아버지가 내 곁에 계시지 않을 때에도 오래오래 생각날 것 같다.
아름다운 소설을 쓰라는 주문이 어렵게 느껴졌다. 좋은 소설 써, 라는 말과 또 다른, 아름다운 소설을 쓰라는 주문.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 아름다운 소설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버지는 추가 진통제 한 알을 먹고 담배를 피우고 계신다. 이 시간이 고통이 제일 심한 시간인 것 같다.
아버지. 끝까지 제가 곁에 있을게요. 라고 속삭이고 싶었지만, 마음으로만 속삭였다.
아버지는 종종 정신을 놓으신다. 일시적 건망증으로 그게 나타난다. 섬망의 일종인 것 같다. 그래서 하루에도 열 번 넘게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하신다. 처음에는 정말 계속 갈아드렸는데, 이젠 내가 아까 갈았잖아, 라는 말로 대신한다. 기저귀는 벌써 며칠 째 깨끗하다. 하루에 몇 번 갈아드리지만, 늘 꺠끗한 상태이다.
담배 떄문에 잠시 창문을 열었다. 난방이 잘 되는 곳이라 겨울에 늘 덥다는 게 장점이다. 덥다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온도조절을 해야 하는 건물 관리자의 역할도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열심히 아름다운 소설을 써야지. 혼자 마음속으로 다짐한다.
아빠. 사랑하고 고마워요. 마음 속으로만 혼자 아버지께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