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L 콜라 한 병을 사둔 게 있어서 마시고 있다.
쿠* 문제로 개인정보 유출 건으로 요즘 뉴스가 많이 나온다. 한때 몸 담았던 회사라 기분이 애매하다. 사실 몸이 아프지 않았으면 다시 쿠*으로 갈까 했었는데 갔으면 힘들어졌을 것 같다. 지금 터지고 있는 모든 민원들을 상담사들이 다 막아내야 하는 거니, 상담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힘들어지지 않겠는가. 요즘같이 많은 문제들이 터지는 시기에 상담사로 일하지 않고 쉬고 있다는 자체가 복이다 싶다. 건강과 나이 때문에 이젠 영원한 백수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버지는 담배를 피우며 뉴스를 보시고 있다. 강하게 버티고 계신다. 딸을 위해서. 아빠. 1년만 더 살아줄 수 있어? 라고 내가 물었고,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셨다.
사실 1년 생존은 어렵다. 알면서도 나는 아버지께 1년이라는 기간을 부여해서 살아달라고 떼를 쓴다. 이젠 혼자 살아갈 준비를 해야 한다. 소설 쓴다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많은 이야기도 들었다. 이젠 직접적인 만남은 피하고 싶다. 혼자 자료 찾으며 소설을 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세상 경험도 조금 했고, 인간관계도 많이 겪어봤으니, 이젠 혼자서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아버지는 나에게 계속 소설을 쓰라고 하신다. 딸이 혼자서 할 게 소설 쓰는 것 밖에 없을테니 그러셨겠지. 나는 소설을 잘 못 쓴다. 이야기로 만드는 걸 잘 못 한다. 사건도 못 만들고, 그래서 갈등도 없는 소설. 결국 쓸데없는 사변적인 이야기로 분량을 가득 채운다. 기초반 강의를 들으며 이런 내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한다.
콜라를 다 마셨다. 한 잔 더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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