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이 심하고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파서 메밀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다. 달달한 발라드 음악이 내 마음을 움직인다. 나는 유난히 발라드 음악을 좋아했다. 동생은 유치하다고 했지만.
엄마와 동생 사진을 보며 잠시 혼자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끼리 했던 말들을 곱씹어보며.
돈이 중요한 세상이지만, 권력이 중요한 세상이지만,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명분이 필요하다. 돈과 권력은 찰나의 것이라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기 쉽다.
반드시 진실이 승리하거나, 진실이 밝혀지거나, 선이 승리하고 악이 패배하는 그런 사회는 아니지만, 살다보면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조금쯤은 삶이 편해지기도 하는 것 같다. 살다보면 조금쯤은 의미있는 일을 하게 되기도 하고, 또 그렇게 개인적인 만족을 얻기도 하고...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누군가를 도우며 그렇게 살 때, 사람들이 살기가 가장 편하다. 그리고 그게 가장 인간적인 것이 아닐까.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것이다. 다행히도 나에게는 이 세상에 집착할 뭔가가 없다. 내 뒤를 이을 아이나 조카도 없고, 친한 친척도 없다.
아버지께 남은 내 삶은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을 하다가 가겠다고 했다. 내가 생각할때 좋은 일이 남들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인생을 객관적으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주관적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나의 주관대로 나의 삶을 살아갈 생각이다.
우리 집은 이제 다 끝났다. 대를 이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더 이상의 후손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더 자유로울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이가 없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청년들은 이 시간에도 팍팍한 삶을 살아간다. 그들의 삶을 보며 내가 가야 할 길을 생각한다. 내가 가야 할 길을 가게 될 수 있을 지 없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생각한 대로 살아가려고 한다.
세상에 1프로의 희망만 있었더라도, 내가 이렇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1프로의 희망도 없던 그 세상을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의 세상이 최소한 1프로만큼은 희망이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