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 년에 한 번쯤 피아노가 치고 싶어진다. 딱 한두달 피아노학원을 등록해서 연습을 한 후에 조용히 그만두곤 한다. 나에게 피아노는 딱 그 정도의 애정을 가진 것이다.
소설은 좀 달랐다. 소설 속에 포용할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더 동경했다. 나에게 소설은, 내가 가지기엔 너무 어려운 장르였다.
피아노와 소설 속에서 인생의 대다수를 보냈다. 뜻밖에도 많은 것들이 내 지적 자산으로 축적되어 있다는 걸 느끼는 요즘, 생각지도 않은 나의 지적자산에 놀라곤 한다.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나라는 정치인이 지키는 것이고, 나는 내 삶을 지키겠다고. 내 일상을 지키는 평범한 소설가로 살아가겠다고. 가끔은 사회를 비판할 때도 있겠지만, 또 가끔은 정치인을 비판할 때도 있겠지만. 아버지는 웃으시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간접적으로 많은 분들의 인생을 어깨너머로 보아왔다. 직접적인 그분들의 인생까지는 내가 세세하게 알 수 없지만, 내가 보는 그분들의 인생이 있었고, 나는 그걸 바탕으로 나만의 소설을 써 나갈 생각이다.
선과 악이라는 분명한 구별로 모든 것들을 판단했던 적이 있었다. 도덕공부를 너무 열심히 해서 였던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은 선과 악으로 구별지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난 후, 사람들이 사는 삶의 이면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했다. 인간적으로 내가 좋아했던 분들이 힘들지 않게 삶을 살아가셨으면 좋겠다.
소설가로 등단하고 등단작을 포함해서 딱 네 편의 소설을 <지필문학>을 통해 발표했다. 그 중 한 편은 거두어 들이고 싶은 소설이라 이곳에 올리지 않았다. 그러니까 결국 딱 세 편의 소설만 나의 것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올해부터는 조금 많이 써 보려고 한다. 소설 한 편을 <지필문학>에 넘겼고, 5월 말 출간이라고 한다. 계간지 출간이 되고 나면 그 소설도 이곳에 올릴 생각이다.
이젠 좀 더 좋은 소설을 써보고 싶다. 아직은 잘 되지 않지만, 나름대로 괜찮다 싶은 소설을 쓰게 되면 그것은 웹북으로 출간해 보고 싶다. 유료 웹북으로 출간하면 사서 읽어주실 분들이 많이 계실지 모르겠다.
내 인생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달콤 씁쓸한 내 인생... 누구나 다 그런 인생을 살겠지.
내 인생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소설 속에서 소설속의 그림자의 일부분으로 찾아서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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