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아버지와 한 공간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다. 물론 나는 책을 읽거나 내 나름의 뭔가를 하고, 아버지는 티비를 보시거나 잠을 주무신다. 한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다가 가끔 한 마디씩 이야기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한다.
아버지는 독서를 하는 내 모습을 바라보시며 흐뭇해하신다. 아직도 아버지의 눈에는 내가 어린 딸인가보다. 아버지와 함께 있으면 내가 오십대라는 걸 잊어버린다.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나실 우리 아버지. 아버지께 며칠 전에 물었다. 아버지 없으면 나는 어떻게 살지? 라고. 그랬더니 아버지가, 다 살아져. 라셨다.
아버지의 건강이 더 나빠진 이후, 병원가는 날과 미용실 가는 날 외에는 아버지와 함께 외출하는 날이 없다. 이젠 아버지가 차에 타거나 여행을 하는 것도 힘든 일이라서 집에 있는 게 가장 편하신 것 같다.
올해 아버지가 81세가 되었다. 나도 한 살 더 먹었다. 80세의 고비를 넘긴 아버지는 요즘 다시 컨디션을 회복하셔서 잘 지내고 계신다.
이제 일하지 마. 라시던 아버지는, 날마다 나와 함께 있는 게 좋다고 하신다. 아버지의 병에도, 내 건강에도, 좋은 컨디션 유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우리는 가급적 편하게 지내려고 노력한다.
지금 아버지는 떡을 드시고 계신다. 이 시간이면 늘 배가 고프다고 라면을 끓여달라고 하셔서, 떡을 드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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