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요즘 계속 하루종일 주무신다. 잠시 일어나시면 담배, 물, 커피를 찾으시고 배가 고프다고 하시며 뭔가를 드시고, 그리고 또 잠이 드신다. 뭔가를 드시려고 노력하시는게 느껴진다. 먹어야 버틸 수 있다는 걸 아시는 거다. 아직은 나를 두고 가실 수가 없는 거다. 주무시는 아버지를 보며 나는 요즘 마음의 각오를 한다. 저러다가 못 일어나시는 날이 올 거라는 걸. 그게 그렇게까지 먼 일은 아니라는 걸.
소설 쓴다고 직접취재를 많이 했더니, 요즘 한계가 느껴진다. 이제 더 이상은 지금까지의 방식으로 인간을 취재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내가 버거움을 느낀다. 이젠 나를 좀 탐구하며 인간에 대해 생각해 봐야겠다.
요즘 아버지 때문에 내가 예민해졌다. 밤새 잠도 안 자고 옆을 지키다가 피곤하면 쓰러져 잔다. 다들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제 그만 편하게 요양원으로 모시라고 다들 말한다. 그러면 나는, 너는 그렇게 해라. 나는 우리 아버지 끝까지 안 보낸다. 라고 말한다. 다들 내가 희생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건 틀린 말이다. 아버지는 끝까지 나에게 모든 걸 주고 계시니까.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모든 걸 딸에게 주고 싶어서 광주로 이사가자고 했던 것을 잘 안다. 그리고 나는 그걸 거부했다. 그걸 거부한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시던 아버지가, 내가 사는 모습을 보시더니 이해가 되시는 듯했다. 이젠 아버지가 광주에 안 간다고, 서울이 좋다고 하신다.
나에게 고향은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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