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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자다 일어나서2026-02-16 15:41
작성자 Level 10

아버지가 조금 나아지셨다.

기력을 회복하셨는지 다시 일어나서 일상을 살아가신다.

아버지가 일어나시자 밀린 졸음이 몰려왔다.

그래서 방바닥에 쓰러져 실컷 자고 일어났다.

자고 일어나서 삼겹살을 구워 먹고, 밀린 설거지를 했다.

기분도 많이 나아졌다.


아버지가 콜라를 한 잔 달라고 하셨다,

내가 먹으려고 사다 놓은 콜라가 한 병 있어서 조금 드렸다.

원래 아버지는 콜라를 안 드시는 분인데 최근에 콜라를 찾으신다.

내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아버지도 한 입 달라고 하신다.

취향이 변한건지 아니면 딸의 입맛대로 한번 드셔보고 싶은건지 모르겠다.


편의점 배달로 아이스크림을 잔뜩 사다가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전부 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다.

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좋아한다.


이십여년만에 처음으로 소설 한 편을 완성했다.

작년에 소설을 조금 쓰긴 했지만, 완성작이라고 할 만한 소설은 이번에 처음 써 봤다.

완성작을 써 오라고 하신 선생님 덕택에 다시 소설을 쓸 수 있는 상태가 된 것 같다.

소설에 있어서만큼은 늘 뒤로 숨기만 했는데, 이젠 더 공부하고 노력해서 계속 소설을 써보고 싶다.

2월은 조금 루즈하게 살아볼 생각이다.

<허구의 철학>을 조금 읽다가 말았는데, 이걸 다 읽어야 하는데 손도 못 대고 있다.

컨디션을 다시 회복해서 공부하는 내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야겠다.


또 책을 주문했다.

읽지 않은 책이 정말 많지만, 일단 필요한 책들을 다 사두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기분이 우울해지면 책을 주문한다.

언제 다 읽나 싶긴 하지만 좋은 책들은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다 읽는다.


소설이 전부가 되면 안된다고 선생님은 이십사년 전에 말씀하셨다.

그래서 소설을 끊고 이십년 넘게 살아보기도 하고, 내 삶에 충실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다시 소설을 공부하게 됐고, 다시 소설은 내 전부가 되었다.

그냥 이대로 살 생각이다.

소설을 내 전부로 생각하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버지는 요즘 의도적으로 나와 약간의 거리를 두신다.

아버지 없이 살아야 할 딸을 위해서겠지.

의존을 줄이고 이젠 혼자 살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주기 위해서겠지.

다 아니까 마음이 더 아프다.


어제 짧은 낙서를 하나 했다.

소설의 시놉 같은 건데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그냥 간단한 낙서이다.

이걸로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생각해 보는 중인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 낙서를 하며 어제 이십년 만에 처음으로 펑펑 울었다.

갑자기 가슴이 아팠고, 슬픔이 밀려왔고,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고, 그래서 소리내어 펑펑 울었다.

일 년만에 조금씩 소설에 대한 감을 찾는 중이고, 약간의 공부가 쌓였고, 무엇보다도 굳었던 내 마음이 풀려 감수성이 회복되는 중이다.

이젠 소설을 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잘 쓰지는 못하겠지만, 계속 쓸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자고 일어났는데도 또 졸린다.

밤에 잠자기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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