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관련 소설을 쓰려고 생각하다가 문득 프로의식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상담사로 일하던 시절 내가 신입 동석교육을 많이 맡았다. 딱히 맡길 사람이 없네요. 하면서 팀장은 늘 나에게 신입 동석교육을 맡겼다.
동석교육을 시작할 때, 나는 늘 한 마디를 먼저 하고 시작했다. 고객들이 욕을 하든 불만을 하든 화를 내든, 그건 상담사님에게 화가 나서 하는 말이 아니라, 회사에 화가 나서 하는 말이라고. 그러니 개인적으로 마음에 담아둘 필요가 없고, 프로답게 처리하면 된다고. 우리는 프로니까. 라는 말을 항상 먼저 했다. 신입 상담사들은 그 말이 멋있게 들렸는지 늘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동석교육이 끝나고 그들이 상담사로 투입이 되고 콜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꼭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는 일이 발생한다. 그 신입 상담사들은 그럴때면 꼭 내 자리로 찾아와서 마음을 털어놓곤 했다. 저 이런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프로니까 뭐. 라면서 내가 해준 말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대개 대학을 다니다가 등록금이 부족하거나 생활비가 부족하거나 용돈이 부족해서 단기 알바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나처럼 직업으로 선택해서 길게 이어가거나. 이십대의 청춘들이 콜센터라는 직장을 거쳐 다시 그들의 삶으로 복귀하면서, 그들은 더 어른이 되어 센터 밖으로 나간다. 돈 벌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자기가 살아가야 할 방향을 잡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떠날 때마다 늘 내 자리로 찾아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곤 했다. 안 힘드세요? 힘드실 것 같아요. 라면서 그들은 조심스레 나에게 물었다.
이젠 상담사로 돌아갈 일이 없지만, 그때의 추억들이 가끔씩 하나하나 떠오른다. 아이들과 일해서 더 즐거웠고 행복했던 그 시간들. 자기들의 이야기를 해주고, 자기들 세대의 감성에 대해 느끼게 해주었던 아이들. 오늘은 그 청춘들이 문득 생각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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