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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침, 아버지와의 이별2026-03-28 17:59
작성자 Level 10

오늘 아침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아침 7시 20분 경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다.

날을 새다가 잠깐 잠이 들었는데 꿈을 꾸고 나서 새벽 5시에 깨어났다.

일어나보니 아버지가 손으로 나를 찾고 계셨다.

손을 잡아드렸더니 한참을 손을 잡았다 놓았다 하셨다.

아침이 되어갈 무렵 내 손을 아플 정도로 꽉 잡으셨다.

그러더니 깍지를 끼고 편하게 쉬셨다.

숨이 한번 끊어졌다가 다시 켁 소리와 함께 숨을 쉬셨다.

그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의 혀가 나오더니 숨을 안 쉬시는 거다.

아무리 흔들어도, 아무리 아버지를 불러도, 아버지는 일어나지 않으셨다.

119에 신고했고, 경찰과 119가 왔다.

119에서는 심장이 정지했다고 하며 사망이 맞다고 했다.

경찰은 몇 가지를 조사했고, 경찰이 가고 다시 형사가 왔다.

형사가 또 몇 가지를 물었고, 나는 그 질문에 답했다.

그 다음에 과학수사대가 왔고, 아버지의 시신을 살피더니 갔다.

그 다음에 검안의가 와서 사체검안서를 작성하고 갔다.

병사로, 전립선암 말기 합병증으로, 사체검안서에 적혀 있었다.


아버지의 시신은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아버지는 추운 냉동고에 지금 계실 것이다.

계약금을 내고, 내일 아침에 다시 가기로 하고 집에 왔다.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내가 걱정된다고 하며 오늘과 내일을 함께 보내주겠다고 하며 집으로 왔다.

대학 친구들도 연락이 왔고, 내일 장례식장으로 오겠다고 했다.


사실 올 사람이 없어서 무빈소장례로 1일장으로 치른다.

마음 속으로 아버지를 보내는 연습을 한 2주동안 해서인지, 슬프지만 덤덤했다.

그래도 아버지가 편하게 가셨고, 내가 옆에 있다는 것에 안도해하시며 가셨고, 마지막이 고통스럽지 않게 가셨기 떄문에 내 마음이 비교적 편한 것 같다.


연락할 가족도 없고, 연락할 친척도 없다.

내일 친구들과 함께 아버지를 보내드릴 것이다.

딸이 사는 걸 가슴아파하시며 전날 나에게 하셨던 말씀들이, 정신없는 와중에 헛소리처럼 하셨던 말씀들이, 마음에 걸린다.

일주일 전에 좋은 말도 많이 했으니, 아버지는 좋은 것들만 기억하고 가셨기를 바란다.


이번 공모전에 응모할 거라고, 결과 나올 때까지는 사셔야 한다고, 비록 떨어지는 하겠지만 그래도 같이 결과 보자고 말씀드렸는데, 공모전에 응모하기도 전에 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셨다.


니가 소설을 참 좋아해.

라시던 아버지의 말씀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내가 응모할 소설의 초고를 보시던 작년 말에 하셨던 말씀이다.


넌 끝까지 행복하게 살아야 해.

라시던 아버지의 말씀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아침, 갑작스레 이별을 하고 슬퍼할 겨를도 없었는데, 노트북을 두드리는 지금에서야 눈물이 난다.

그래도 나는 앞으로도 씩씩하게 살 것이다.

내 옆에 보이지 않게 아버지가 나를 보고 계실테고, 내가 잘 살기를 바라고 계실 테니까.


돌아가실 때 세 번이나 아버지의 눈물을 닦아드렸다.

아버지는 딸이 걱정되셨는지 그렇게 우시며 세상을 떠나셨다.

나는 끝까지 아버지의 모든 사랑을 받은 딸이다.


덤덤하게 하루를 보냈는데, 그 하루가 버거웠는지 이제서야 감정이 밀려든다.

내일까지 아버지를 잘 보내드리고, 일주일만 쉬고,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가야겠다.

내 마음 속에 아버지가 살아계실테니, 편하게 보내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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