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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따뜻한 차를 마시며2025-01-05 13:02
작성자 Level 10

집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회사를 그만두고 두 달동안 많이 돌아다녔는데, 이젠 집에 있는 시간에 익숙해 져야겠다.

회사에 출퇴근하거나 아버지랑 놀러 다니거나, 아니면 사람들을 만나거나 하며 너무 돌아다니며 살았더니, 집에 있는 게 조금 어색하다.

방 안이 너무 더워서 잠시 창문을 열어두었더니, 찬 공기가 훅 들어온다.

내일까지는 눈이 많이 내릴 거라고 하고, 그 이후에는 추워진다고 한다.


추우니까 겨울에는 일하지 마.

아버지는 겨울만 되면 나에게 그렇게 말씀하신다.

그렇다고 회사를 봄, 여름, 가을만 다닐 수도 없는 건데. ㅎㅎ~

올 겨울은 정말 푹 쉬고 있다.


나와 함께 하루종일 있으니 아버지가 행복해하신다.

아버지는 지금 <삼국지>를 읽고 계신다.


집 안에 다시 한 권 한 권 책이 늘어나고 있다.

이젠 내 책을 버리고 싶어할 엄마가 안 계신다.

책은 그만 읽고, 현실을 살아가라고 엄마가 하셨던 충고가 생각나는 날이다.

현실을 살다가 몸이 아프니, 다시 책 속으로 도망가려고 한다.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 살다 보니, 내 나이 또래의 주부들의 대화에 끼어들지를 못한다.

나는 현재 주부가 아니라서 그런 것도 있고, 이삼십대의 아이들의 삶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게 더 편하기도 하고. 

고로 나는 어쩌면 정신연령이 한참 낮은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우리 때보다 아이들은 더 많은 생활비를 필요로 하고, 그래서 더 많이 벌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한다.


따뜻한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나는 행복을 느낀다.

어쩌면 삶이라는 건, 자기 안의 욕망의 크기를 줄여가며 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버지는 밖에 나가고 싶어 하시는데, 날씨가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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