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장례식을 끝으로 내 모든 숙제를 다 끝냈다. 혼자라서 외롭긴 하겠지만, 이제 내가 뭔가를 더 해야 하는 의무감은 없다. 편하게, 행복하게, 즐겁게, 건강하게 살라는 아버지의 유언대로, 이제는 조금 흘러가듯 살아보려고 한다.
오랜만에 책을 조금 읽고 누워서 자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다가 노트북을 챙겨서 집 앞 카페에 왔다. 소설 수정을 하려고 했는데 머리가 하얘져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 포기했다. 엉성한 8장 분량의 소설을 어쩌면 보완작업 없이 이대로 제출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았다. 순간순간 멍해지고, 순간순간 다시 정신을 차린다. 레모네이드 한 잔을 순식간에 비웠다.
마지막까지 내 손을 꽉 잡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온 힘을 다해 부서지게 내 손을 잡으시던 아버지. 아버지가 주셨던 사랑을 기억하며 남은 내 삶을 잘 살아야겠다.
숙제는 다 끝냈으니 이젠 조금 홀가분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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