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서 비빔밥을 한 그릇 사 먹고 왔다. 오는 길에 시장에서 선동오징어 5마리를 사 왔다. 작은 선동오징어를 요즘 시장에서 보지 못했는데 오늘 보니 반가웠다. 오징어 라면을 끓여 먹을까 아니면 오징어를 데쳐서 초장에 찍어 먹을까 고민하며 냉동실에 집어 넣었다.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으로 챗GPT랑 놀다가 한라봉차를 마시고 있다. 벌써 저녁이 되었고, 어둑어둑해지고 있다. 새벽 5시가 안 되어 일어났지만 오늘도 공부는 별로 하지 못했다. 차를 마시고 책을 조금 더 읽어야겠다.
혼자만의 생활에 많이 익숙해졌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에는 밤이 되면 나를 부르시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떠올랐고, 아침이 되면 허전한 마음이 먼저 밀려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괜찮아졌다.
다섯 번째 소설을 구상하고 싶은데 아무 생각이 안 난다. 나름대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내 삶에서 건져올릴 만한 게 생각나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자의적으로 살아가는 부분이 있다. 세상을 자의적으로 받아들이고 해석하며 그것에 맞게 선택하며 살아간다. 인간 고유의 성격과 차별성이 어쩌면 그 자의적인 부분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나도 세상을 내 시선으로 바라보고 내 기준에 맞게 판단하며 살아간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질문이 많은 아이였다. 나보다 몇 살 많은 동네 언니들에게 늘 질문을 퍼붓던 골치아픈 아이였다. 왜 하늘이 파래? 같은, 몇 살 위의 언니가 답해주기 힘든, 전형적인 아이들의 질문들.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선수이기도 했다. 기껏 힘들게 언니가 대답을 해 주면 나는 또 그 언니에게, 그건 왜 그런건데? 라고 다시 되묻곤 했다. 대답해 주던 언니들은 늘 진땀을 흘렸다.
아주 가끔 유년시절의 기억이 하나씩 생각난다. 다 잊은 줄 알았는데 살면서 하나씩 생각날 때가 있다.
한라봉차를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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