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닭을 삶아서 남은 닭고기와 국물로 국수를 말아서 아버지와 저녁식사를 했다. 내가 회사에 다닐 때는 아버지가 식사를 거의 안 하셨다. 뉴케어 음료와 간단한 미음만 드셨다. 내가 휴직하고 나서, 아버지가 식욕을 되찾으셨다. 별다른 반찬을 하는 건 아닌데, 그래도 요즘은 식사를 조금 하신다. 그래서 오늘은, 이제 더 이상 뉴케어를 사지 않을 거니, 식사를 하셔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다.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셨다.
일단 앞으로 3개월 정도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공부하고 책을 읽고, 소설을 쓰고, 병원에 다니며 살아볼 생각이다. 오늘도 까뮈의 <이방인>을 조금 읽었다. 빨리 빨리 읽혀지지 않아서 천천히 조금씩 읽고 있다.
뉴스에서는 정치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치에 대해서는 되도록 신경쓰지 말자 주의인데, 생활과 밀접하니 아예 신경을 쓰지 않고 살 수도 없는 것 같다.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지만, 나도 인간이라 그렇게 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모든 사건은 결말이 나게 되어 있다.
정치 이야기를 보며, 인간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인간이라는 존재, 인간이 가진 본성같은 것 등에 대해서.
쓰다 만 두 편의 소설이 있는데, 둘 다 신파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정 안 써지면 이 신파 소설이라도 완성해 보려고 한다. 모든 이야기는 일단 다 써 보자 주의이다.
단편소설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머리로는 잘 알겠는데, 그렇게 써지지가 않는다. 그렇게 써진다면 아마 나는 많은 발전을 한 상태일 것이다. 소설을 고치는 것을 포기했다. 그냥 일기같고 수필같은 이 소설을 제출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국수를 많이 먹었더니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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