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음이 편하다. 이번 주에 세 번이나 교회에 다녀왔다. 찬송을 부르고 말씀을 듣고 사람들과 잠시 이야기를 하고 왔는데,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내가 교회를 언제까지 다닐 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신앙심이 강한 편이 아니다.
강의 숙제를 하고 텍스트 하나를 더 읽어야 하는데 잠시 미루고 쉬고 있다. 아버지가 떠나신 빈 자리가 너무 휑했는데 뜻하지 않게 요즘 교회 예배로 채우고 있다.
주변에서는 일을 하는 게 낫지 않느냐 하는 말과 몸도 안 좋은데 더 쉬어야 한다는 말로 나에게 조언한다. 알바몬을 검색해 보니 예전에 일을 했던 스케줄 근무 일자리가 하나 올라와 있었다. 재택상담사인데 인터넷 설치만 하고 면접만 합격하면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의 일자리였다. 예전 경력이 있기 떄문에 채용에도 조금은 유리할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주변에서 만류한다. 더 쉬어야 한다고. 그러다가 건강을 잃으면 큰일이라고.
스케줄 근무 일자리는 요즘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놓치기 아깝기는 했지만, 아직은 소설 공부와 독서에 더 집중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일을 하면 아무래도 소설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을 테니까. 게다가 작년 여름에 병원에 실려갈 뻔한 후로는 일하는 게 조금 겁나기도 한다.
마음이 편한 날이다. 기도하면서 아버지, 엄마, 동생 기도도 했고, 나에 대한 기도도 했다. 마음을 비워서일까. 한결 나아졌다.
뭐든지 서두르지 않으려고 한다. 그냥 천천히, 아주 천천히, 느리게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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