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대충 정확하다면 30년 만에 친구들과 1박 여행을 했다. 숙소를 잡은 건 아니고, 남한산성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밤부터 아침까지 이야기도 하고, 잠도 자고, 밥도 먹고, 맥주도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이 나에게 어제 오늘의 차박 여행으로 소설 한 편을 써 달라고 했다. 나는 웃으며 그러겠다고 했다. 우리는 서로 30년 만에 날밤을 새는 여행을 한다고 하며, 이제서야 우리의 삶이 아주 조금 숨통이 트였나보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지나온 시간들에 대해, 힘들었던 시간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했다. 나는 힘들었던 시간들이 다 끝났는데, 친구들은 진행형이다. 그래도 이젠 조금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며 웃었다.
한 친구는 시끄러운 대화 속에서도 잠을 자려고 노력했고, 나와 다른 친구 한 명은 거의 날을 새고 이야기를 했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친구는 잠이 들었고, 나는 어슴푸레해져 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날을 꼴딱 샜다.
어제 저녁에 소나기가 많이 내렸다. 그래도 우리는 운이 좋게 비를 잘 피해다니며 시간을 즐겼다.
남한산성길을 걷기도 하고, 화장실을 여러번 가기도 하고, 새벽 공기를 마시며 앉아서 이야기도 하고, 낮은 산길을 걷기도 하며 아침까지 시간을 보냈다.
30년 만의 여행. 그렇게 많은 시간이 훌쩍 지나갔을 줄이야. 대학 때 이후 여행다운 여행을 친구들과 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새삼스레 깨달았다.
그나저나 차박여행으로 소설을 한 편 써야 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꼭 써달라고 친구는 나에게 말했다. 무거운 숙제 하나를 껴안은 느낌이다. 그래도 싫지만은 않은 숙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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