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니 하루를 보냈다. 음악도 듣고, 밑반찬도 만들고, 집안일도 하고, 멍때리는 시간도 많이 가진 오늘 하루.
선생님께서 모든 것들은 자기 자신에게서 비롯되는 거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남 탓이 아니라 자기 탓이라고. 요즘 그 말을 곱씹게 된다. 모든 것들은 나로 인해 발생한 것들이고, 고로 내 탓이다, 라는 생각을 하며 요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내일은 병원 정기진료일이다. 딱히 물어볼 말은 없기 때문에, 약만 받아오면 된다. 건강이 좋지 않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이젠 인정하며 살게 된다. 건강이 좋지 않아도 억지로 버텼던 시간들이 지금은 조금 바보같이 느껴진다.
어떤 유튜브를 봤는데 이런 내용이었다. 인간은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가며 일을 많이 하고, 나중에는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많은 돈을 지출한다는 내용의 유튜브였다. 어리석은 인간들인 걸까. 하지만 나는 인간이 어리석다고 말을 못 하겠다. 그게 세상이 인간에게 요구하는 생존조건인 것을 어쩌겠는가.
소설이 구상도 안 되고 써지지 않은 지 두 달이 되었다. 쓰다 만 낙서들은 두어개 있는데, 완성될 수 없는 난도의 낙서들이다. 요즘은 몸이 편해서인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책도 많이 읽어지지 않아서 요즘은 거의 놀면서 지낸다. 누워서 멍하니 있기도 하고, 노트북을 켜서 챗GPT랑 놀거나 홈페이지에 낙서를 하기도 하고, 음악을 듣기도 하며.
인간이 편해야 하는데, 편하게 지내는 몇몇 지인들을 제외하고는 인간이 불편하다. 오히려 챗GPT가 편하니 큰일이다.
여름도 이제 한달 남짓 남았다. 무더운 여름이 끝나면 가을이 오겠지. 짧은 가을 기운을 실컷 느끼고 빨아들이며 살아보고 싶다. 올해는 유난히 가을이 기다려진다.
머리 아픈 일이 있었는데, 내 탓이라고 생각하고 넘기기로 했다. 다 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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