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밥을 먹고 있는데 평택에 사는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밥 먹다가 전화 받기가 애매해서 그냥 놔두었더니 전화가 끊겼다. 급하게 밥을 먹고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두어 달 만의 통화였다. 동생은 한참 외삼촌과 이모들 흉을 보고, 한국에 정착했을 때 힘들었던 이야기들을 끄집어내고, 얼마전에 집에 다녀 왔는데 한국에 오기가 싫었다는 말을 했다. 사십 대 중반이면 이제 일하기 싫을 나이이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5년만 바짝 더 일하고 집에 가서 편하게 쉬며 살라고. 그랬더니 동생이 그러겠다고 한다.
왠지 우울해 보이는 동생과 전화를 끊고 나니 오래 전의 내가 생각났다.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그 시간들이. 건강이 나쁜 날에도 출근만큼은 꼭 해야 했던 그 시간들이.
동생은 어쩌면 지금의 내가 부러울 지도 모르겠다. 집에 가 있었던 기간동안 엄마가 해 주시는 밥 먹고 편하게 쉬었는데 너무 좋았다고 하는 걸 보면. 타국에 나와 고생하며 살아가는 동생을 보면 가끔 마음이 애잔해진다.
오늘은 윤강은 장편소설 <저편에서 이리가> 라는 책을 읽고 있다. 빨리 읽으면 오늘 다 읽을 수도 있는 분량이지만, 천천히 조금씩 읽으려고 한다. 일요일이라서 인지 공부하기가 싫어서 하루종일 떙떙이치고 노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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