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넘게 끙끙 앓고 있다. 뭘 잘못 먹었는지 살살 배가 아프던 게 점점 횟수가 잦아지더니 엊그제부터 고열이 나고 속도 불편해서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어제 아침에 출근만 하고 바로 알바하는 곳에서 나와서 동네 내과로 갔다.
열이 왜 이렇게 높아요? 의사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약을 처방받고 주사를 맞고 수액까지 맞았다. 주말에 계속 아프고 열이 내리지 않으면 응급실로 가서 입원해야 한다고 의사가 말했다. 폐혈증 위험도 있다고 하며.
알바하는 곳에는 아파서 일을 못할 것 같다고 하며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문자로 전했다. 몸조리 잘하라는 답변이 왔다. 죄송하다고 다시 답변을 보냈다.
당분간은 조금 쉬면서 건강만 챙길 생각이다. 내가 지병이 있다는 걸 또 깜빡 잊고 있었다.
지금도 계속 배가 아프고 몸이 좋지 않다. 야채죽과 끓인 물, 보리차 외에는 아무 것도 먹지 말라고 의사가 말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야채죽을 먹으며 원했던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체중감량이나 실컷 해야지! 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한다.
건강할 때는 건강이 소중한 걸 잘 모른다. 아파보면 건강이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건강할 땐 다른 게 더 갖고 싶지만, 아프고 나면 건강이 제 1순위라는 걸 알게 된다.
다시 건강을 되찾게 되면, 종일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소설도 쓰면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20대 때에는 소설이 나에게 있어서 종교같은 것이었는데, 지금의 나에게 소설은 삶의 일부인 것 같다.
동생이 나에게 남겼던 유언이 있다. 누나, 소설 써. 라는 말이었다. 동생의 말대로 소설을 쓰고 있으니, 동생의 숙제는 해결한 것인가 싶기도 하다.
남은 삶은 조금 편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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