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 소설을 한 편도 쓰지 못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잘 쓰지 못하더라도 내가 쓸 수 있는 소설을 쓰자, 라고. 드라마같고, 소설 같지 않고, 유치하고, 잘 쓰지 못하더라도, 일단 내가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쓰자, 라고.
올해 딱 한 편의 소설을 쓰고 놀았다. 그 한 편도 제대로 고치지 못했다. 올해 고쳐서 공모전에 내 보고 싶었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안되면 내년으로 미뤄야지.
직장 다니면서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한 동료가 내 소설을 읽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내 소설을 메일로 보내주었다. 읽고 재밌다고 하며, 소설 잘 쓴다고 칭찬을 많이 해줘서 힘을 얻었다.
다시 쓰기 시작한 소설은, 내가 소설을 생각하지 않고 살아온 시간의 공백만큼 나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힘든 거리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
20대 때 내가 쓰고 싶었던 소설을 50대에 와서 내가 쓸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냥 편하게 내가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써야겠다 싶었다. 신파적이든, 진부하든, 드라마같든 상관없이 그냥 일단 써 봐야겠다 싶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살았다. 내가 결혼해서 가정을 갖고 살았다면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것도 내 문학의 자양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내 인생은 나를 위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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