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보호자로서 살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날마다 아버지 곁에서 이야기도 해 드리고 식사도 챙겨드리고 시중도 들어드린다. 목과 허리가 많이 불편하셔서 혼자 일어나시지 못하시는 우리 아버지. 아버지가 약해지신다. 마음마저 약해지시지 말라고 내가 늘 많은 이야기들을 해 드린다.
소설이라는 도구와 내 삶이라는 무대. 지금은 직장에서 일을 하지는 않지만, 아버지의 보호자로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이 있다. 하루에 단편소설 한 편 읽기라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내 삶은 늘 파란만장해서 내가 예측하기가 어렵다. 지금은 쉬어갈 타임이라는 것만 알 뿐.
아버지에게 내가 어떤 딸이었을까. 아버지는 좋은 딸이라고 하시는데, 잘 모르겠다. 능력없는 딸이라 미안해. 오래오래 내 곁에 있어줘. 라고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아니라고 하시며 알겠다고 하셨다.
피곤하다고 일찍 침대에 누우신 아버지에게 한 시간만 내 방에 있다 오겠다고 하고 올라왔다. 내 방에 있는 시간이 내가 정신적으로 편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다.
아버지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좋은 환경에서 편하게, 모든 것 다 누리며 살 수 있게 해 주셨던 것도 감사하고, 많이 사랑해 주셨던 것도 감사하다고.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
언젠가는 내 곁을 떠나실 것이다. 다만 아직 내가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는 게 문제이다. 아버지는 하나뿐인 딸 때문에 오늘도 건강을 회복하시려고 노력하신다.
아버지께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고, 사랑을 표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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