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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전은지, 마네킹 : 2013 문학동네 소설부문 신인상 수상작2025-04-02 13:45
작성자 Level 10

- 그의 경험상 갖고 싶은 마음이 크면 클수록 원하는 물건은 쉽사리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물건을 가슴 아프도록 원할 리가 없으니 말이다.


- 나를 사간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 그건 나의 의무이자 운명이었어요. 그래서 나는 그들이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무척이나 노력했어요. 내가 줄 수 있는 건 그것뿐이었으니까요. 여자는 상품에 대한 설명을 하듯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제가 정말로 고객들에게 그 가격만큼의 기쁨을 주었는지는 모르겠군요. 그래도 반품된 적은 없어요. 그는 수많은 전자제품의 기사를 작성했지만 이토록 솔직하게 자신을 어필하는 상품을 본 적이 없었다. 가능하면 영원히 그의 집안에 들여다놓고 필요할 때마다,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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