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연 홈페이지
- 삶이란 어차피 느슨할 수는 없는 것이다. 팽팽하게 당겨진 줄만이 소리를 낸다.
- 사람마다 지니고 있는 생명의 줄은 저마다 다르다. 기타가 여섯 줄, 가야금이 열두 줄, 마흔여섯 개의 현을 가진 하프도 있다. 질긴 가죽을 실컷 두들겨 맞아도 끄떡없는 드럼이나 눈부신 금속으로 튼튼하게 태어난 트럼펫, 또는 피아노처럼 다양한 절대 음을 가지고 있어서 아주 가끔 조율을 필요로 할 뿐인 사람도 있을 테지만 언제 끊어질지 알 수 없는, 그리고 매번 스스로 최적의 음을 정확히 짚어내야만 하는 현악기 같은 운명을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 삶이란 팽팽하게 조여진 줄이 하나씩 끊어져 나가는 것을 견디며 살아내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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