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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이은희, 선긋기 : 2015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3-31 08:36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지은 지 삼십 년 된 여덟 동짜리 새 아파트 뒤쪽은 달동네였는데 우리는 그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동네 곳곳에 원색의 그림들이 있었는데, 나는 그곳에서 담배를 피곤 했다. 그 장소에는 가끔 고양이가 나타났고, 나는 고양이에게 참치 캔을 주곤 했다. 이상한 것은 빈 캔이 매번 없어진다는 것이었다. 할머니가 캔을 수거한 게 분명했다.

엄마는 내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나는 몰래 그림을 그렸다. 음식물 쓰레기를 창밖으로 던지는 주문이 있어서 회의가 열렸다. 그리고 폐품을 줍는 할머니에 대한 불만도 쏟아져 나왔다.

나는 여드름과 베란다 밖으로 던져진 음식물을 그린 적이 있다. 7층 아줌마가 내가 그려서 엘리베이터에 붙였던 조기 구운 사진을 보고 말을 걸었다. 아이가 사고로 죽었다고 했다. 바빠서 그 아이의 밥을 따로 준비해두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할머니는 아파트에 무단침입했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잡혀갔다가 할머니는 다시 돌아왔고, 리어카는 무사했다. 할머니가 절반을 나눠 준 토스트를 먹었다. 7층 아줌마는 경비아저씨와 대판 싸웠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흑미밥을 그려서 엘리베이터에 붙여두었다. 그리고 할머니를 위한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다. 선 긋기가 중요했다. 그날 나는 아주 천천히 선을 그어 그림을 그렸다.

 

라는 내용이다.

 

주인공 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나에게는 길고양이와 할머니, 7층 아줌마가 배경처럼 존재한다. 폐품을 줍는 할머니와 음식물쓰레기를 베란다 밖으로 던지는 7층 아줌마와 참치 캔을 먹는 고양이, 그리고 그림을 그리는 나의 일상이 소박하게 소설속에 나타나 있다.

누구나 한 가지씩 세상과 소통하는 자기만의 방법이 있는 것 같다. 주인공에게는 그것이 바로 그림이었고, 그림을 그려 당장 뭔가를 이루거나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삶의 소통수단 자체가 그림이라는 것.

할머니를 위한 선 긋기와 색감을 정하는 일. 그리고 천천히 할머니를 위해 그림을 그리는 나의 모습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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