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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사익찬, 입체적 불일치 : 2015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2025-03-31 13:42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당숙은 나에게 수의사였던 아버지가 죽었고, 커다란 금고 하나를 남겼으며, 허언증이 심한 이복누이가 감옥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금고는 홍체인식 보안시스템이라고 했다. 나는 금고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궁금했고, 금고 문을 여는 방법에 대해 생각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혼하고 나서 서울에서 어머니는 두 번 더 결혼을 감행했고, 두 번 다 이혼했다.

이복누이는 집 안 구석구석 시너를 뿌렸다고 했다. 아버지의 금고는 특급에 속해서 여는데 빨라야 보름이 소요된다고 했다.

아버지는 한평생 소들의 산파로 살았다. 아버지는 소의 출산을 도우러 갔다가 그만 흥분한 가축의 뒷발에 얼굴을 얻어맞으면서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누나는 소 새끼를 뱄다고 하며 상상임신을 했고, 삽시간에 동네에 소문이 났다.

면회를 갔더니 누나는 나더러 내가 올 줄 알았다고 했다. 왜 아버지를 금고에 넣었느냐고 묻자, 누나는 아버지가 금고에 들어간 거라고 했다.

장례식이 끝나는 마지막 날, 꿈을 꿨다. 까맣게 기슬린 아버지의 금고가 폐품처럼 앞에 놓여 있었고, 문틈이 슬쩍 벌어져서 보니 금고에는 큐브가 들어 있었다. 아무리 돌려서 풀 수 없고 어떻게 돌려도 완성되는 이상한 장난감이었다. 내가 큐브를 돌리고 있었을 때 스르륵, 금고문이 닫혔고, 다시 열려고 했을 땐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를 불렀으나 여전히 조용하기만 했다.

 

라는 내용이다.

 

아버지가 소들의 산파로 살면서 진료를 갈 때마다 차 안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며 큐브를 맞추던 나였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나의 꿈 속에서 금고 안의 큐브를 돌리게 되고 그때 금고문이 닫히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는 부분이 나온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나는 마지막으로 아버지에게 큐브를 받아 돌리는 것으로 이해되는 장면이었다.

아버지는 왜 금고 안으로 들어갔을까.

소 뒷발굽에 차였을 때 양쪽 시력을 다 잃어버린 아버지는 누나가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였고, 그래서 아버지는 자진해서 금고 안으로 들어갔는지도 모른다.

살아있는 관이 되어버린 금고라는 물건 속에서 나는 스스로 죽음을 택하고 스스로 혼자 있기를 택한 아버지의 심정을 알 수 있을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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