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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한정현, 아돌프와 알버트의 언어 : 2015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3-31 15:55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그는 주로 아돌프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나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 이론과 관한 책들을 즐겨 읽곤 했다. 이 책들을 읽던 시절 그는 언어학자가 되어 호주를 떠나게 되었고, 그가 지원한 국가는 한국이었다. 그는 단일어를 쓰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고, 한국어 중 일부가 한국전쟁 이후부터 원래 의미와 다르게 사용되거나 사라지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빨강, 제목, 동무와 같은 남한의 단어들이, 반동분자와 같은 북한의 단어들이 사라졌거나 삼십 여 년 전과는 다른 의미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렇게 그는 한국에 왔다.

하지만 그는 애당초 그가 지원했던 서울의 대학에 파견되지 못하고, 서울에서 차를 타고 몇 시간이나 남쪽으로 내려가야 닿을 수 있는 도시의 대학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그는 어학원에 배정되었다.

그날 수업에서는 옥희라는 여학생이 영어로 자기소개를 했다. 옥희는 자기에게 동생이 한 명 있다고 말했다. 느리지만 정확한 발음으로.

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했던 그의 아버지는 평생 단 한 편의 논문을 남겼고 그것이 바로 테즈메니아 언어에 대한 연구였다. 그러나 그 논문은 어느 곳에서도 인정받지 못했다. 늘 미완성인 채였기 때문이다.

세월이 흘러 옥희와 그가 부부의 인연을 맺었고, 그 이후부터는 이 도시에서 자행된 학살에서 너희 외삼촌도 희생되었다고, 신동일이 된 후 그는 종종 그렇게 말하곤 했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 옥희는 호주에서 아이에게 처음 가르치는 말은 뭔지 물었고, 나는 캥거루라고 답했다. 캥거루는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 라는 뜻의 에보리진어였다.

그가 혼자서도 공과금을 납부하고 병원 치료를 받을 만큼 한국어가 능숙해졌을 때 옥희는 건강 검진에서 유방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옥희는 그가 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던 어느 날 그의 곁을 떠났다. 그는 그때까지 서른 살 데이비드 쉐이퍼의 학생증 위에 쓰인 언어가 곧 자신의 언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 남편이 싫어하는 것, 남편에게 챙겨주어야 할 것들이러한 메모가 가득한 옥희의 편지를 서랍 안에서 발견한 순간 그는 비로소 호주를 그리워했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조국으로 생각하지 않았기 떄문이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그는 신동일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하고 귀화 신청을 했다. 그리고 오 년을 더 살았다. 그는 이제 눈물을 흘리는 대신 웃을 수 있었다. 신동일. 이 한국인은 칠십 세의 나이로 자신이 살았던 한국의 남쪽 도시에서 숨을 거뒀고 유해는 아내인 김옥희의 곁에 안치되었다.

 

라는 내용이다.

 

독특한 매력을 가진 소설이었다. 언어학이 이야기되나 싶다가 옥희의 이야기가 나오고 신동일이라는 한국인으로서의 그의 이야기가 나오고, 한국의 남쪽 도시에서의 특수했던 상황들이 이야기되는가 싶더니, 결국 한국인 신동일이 부인 김옥희의 곁에 안치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났다.

한 마디의 말로 이 소설의 주제를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소설에서 말하자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조금은 알 수 있을 것도 같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한국에서 나라는 존재는 어떤 존재인가, 세게속에서 한국이라는 존재는 어떤 존재인가 하는 생각들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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