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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김영은, 말을 하자면 : 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1-11 15:56
작성자 Level 10

<말을 하자면> : 김영은, 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이 소설의 줄거리를 살펴 보면,

 

너는 H신문사에 입사준비중이고, 우리는 모두 형우다, 라는 피켓 문구를 바라보며 너와 나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너는 블루칼라의 blue라는 제목으로 시작해서 산업노동자의 노동 현실을 고발하는 SNS 게시글 하나를 나에게 보여주며, 나더러 참여할 거냐고 물었다.

형우가 사고사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형우는 일 년 전 공장에서 잠시 함께 일했던 직원이었고, 너와 나는 기숙사 룸메이트였다.

형우는 조립 라인에서 작업하는 직원이었고, 누나라고 하며 우리와 함께 맥주를 마시곤 했다.

형우는 이제 형우가 아니고, 형우를 형우라고 부르는 이들은 남은 이의 몫이었다.

옆 방의 현숙 누나를 포함해서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힘들다고 나가버리자, 형우는 불만을 표시하고, 너는 형우를 고졸이라고 무시하며, 멍청하면 배우기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며 독설을 퍼부었다.

너는 공장을 나가자고 하며 어느 날 나가버렸고, 나는 사백만원을 벌어야 해서 두 달을 채우기 위해 공장에 남아서 일을 했다.

거리에서 정의와 연대와 권력과 부당함에 대해 집회를 하는 너의 모습을 보며, 나는 네가 왜 그렇게 그런 것들에 열심인지, 나는 왜 그곳에 왔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와 같다.


정물화를 그릴 때 사과 한 알은 이젤의 위치에 따라서 각기 다르게 그려진다. 이젤은 마음대로 옮길 수 있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게 다르다고 소설은 말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정의연대연합 마크가 찍혀 있우리는 모두 형우다라는 피켓 문구를 바라보며, 내가 너에게 겪는 혼란과 형우에 대한 나의 마음에 대한 혼란 등을 담담하게 쓴 소설이었다.

너는 경쟁률이 높은 신문사에 입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고졸이라고 형우를 무시했지만, 막상 형우가 사고사로 죽자 누구보다도 열심히 형우를 위한 투쟁에 참여한다.

나는 그런 너의 모습에 혼란을 겪고, 나의 마음에 대해서도 혼란을 겪게 된다.

사회적인 문제를 소설화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80년대의 소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요즘 흔하지 않은 소설이고, 그래서 이 소설이 당선작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란을 겪는 마음에 대해, 자기의 이익을 남의 불행에 대한 아픔보다도 더 우선시해서 챙겨가는 인간의 이기적인 본능에 대해 잘 말해주고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작품 링크 : [2024 한국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말을 하자면'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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