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P가 빈티지 옷가게에 대한 말을 꺼냈다. P는 빈티지 옷만 입었다. 새 옷에서 풍기는 염료 냄새를 싫어했던 까닭도 있었다. 빈티지 옷가게를 털자고 P가 말했다. 우리는 의왕의 어느 저수지로 향하던 길이었다. K가 어린 시절에 가족들과 자주 갔었던 오리고기 집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K는 그곳 마당 한구석에 타임캡슐을 묻고 왔는데 그걸 되찾고 싶어했다. P는 가게를 찾지 못해 한참 헤맸다. 그리고 우리는 빈티지 옷가게를 찾아 안으로 들어갔다. L, K, P는 옷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우리들에게 여자는 차를 권했다. 가게 곳곳에서 바퀴벌레가 튀어나왔고 L은 망설임없이 장도리로 내리쳤다. 구제옷을 정리하고 있던 남자가 우리들 쪽으로 와서 함께 차를 마셨다. 그리고 옷을 몇 벌 들고 나와 우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가게를 나와 우리들은 선물받은 옷들을 창밖으로 던졌다. 오리고기집은 한정식집으로 바뀌어 있었고 여자는 K의 부탁에도 안마당으로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밖으로 나온 우리는 근처를 배회했다. 비가 끈적지게 내리고 있었다. K는 아버지가 오래 전 껌종이에 ‘젊음’이라는 글자를 적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단어의 이미를 이해하지 못했기에 설명할 수 없었다. 라는 내용이다. 빈티지 옷가게를 털려고 했던 일도 실패하고, 오리고기 집의 마당 한구석에 묻었던 타임캡슐을 다시 찾아오는 일에도 실패한 젊은이들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구제옷, 빈티지라는 제재로, ‘젊음’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젊은 청춘들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풀어놓고 있다. 이들은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빈티지나 구제옷도 아니고, 타임캡슐도 아니고, 젊음 그 자체가 아닐까 싶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