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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이호, 폐쇄, 회로 : 2013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4-03 10:00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아침 여덟 시에 그 사람은 창문을 열고 인터넷 서핑을 했다. 창밖에는 자동차로 가득했고, 경비가 수신호로 차들을 통제하고 있었다. 오후 여섯 시, 그 사람은 다시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 보았다. 그리고 TV 뉴스와 일일 드라마를 보고 이불 속으로 미끄러지듯이 사라졌다.

오전에 해야 할 일을 끝내고 환기를 하러 창문을 열었을 때 경비와 차 주인의 대화 소리가 아파트를 울렸다. 차 주인이 경비실에서 방문증을 발부받지 않고 주차를 해서 경비가 불법주차 경고문을 붙였는데 그것 때문에 언쟁을 하고 있었다. 차 주인은 큰소리를 내고 차를 몰고 사라졌다.

그날 그 사람은 차를 몰아 근처의 화랑으로 향했다. 그리 크지 않은 화랑이었다. 전시장에는 스무 점 남짓한 사진이 걸려 있었고 관람객은 없었다. 가이드가 단체 관광객들과 함께 그 사람에게 작품 설명을 해 주었다. ‘A young girl on the street of Kabul’이라는 원제의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세벽 세 시. 그 사람은 잠이 들지 않았다가 창틀에 턱을 괴어놓고 선 채로 선잠이 들었다.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그 사람은 눈을 떴다. 누군가 경비를 나무라고 욕지거리를 하고 차 문을 쾅 닫고 시끄러운 엔진 소리와 함께 정문을 나섰다. 오후 두 시, 작업복을 입은 사람들이 와서 CCTV를 곳곳에 추가로 설치했다.

그 사람은 그날도 잠을 자지 않았다. 차를 걱정하는 것 같았다.

그날은 눈이 오고 있었다. 그 사람은 감기에 걸려서 기침을 했다. 아이들이 택시에 타고 떠난 뒤,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그 사람은 밖으로 나가 눈을 뭉쳐 눈사람을 만들어서 손에 들고 집으로 들어왔다. 접시에 눈사람을 올려두고 TV앞에 놓아두었다. 다시 아침이 왔고 그 사람은 눈사람이 녹은 접시의 물을 버리다가 그 흐르는 액체를 입 안으로 흘려 넣었다. 미지근하고 찝찔한 맛이었다. 경비가 눈을 치우는데 옆에서 그 사람이 같이 삽질을 하며 눈을 치웠다. 차들이 그 사람의 곁을 지나가면서 한 번씩 그 사람을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라는 내용이다.

 

CCTV 카메라로 보이는 것들에 대해 기술하듯 적어둔 소설이었다. <CAM 001>로 시작해서 <CAM 006>으로 끝나는 이 소설에서는 그 사람과 경비와 차 주인들 혹은 차들에 대한 카메라로 보이는 화면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색다른 방식의 소설이었고, 보여지는 이야기 속에 보여지지 않는 이야기가 숨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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