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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문미순, 고양이 버스 : 2013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4-03 15:40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세아는 또 잠보라는 인사말 대신 하쿠나 마타타라고 했다. 세아는 손톱을 잘근잘근대며 문제를 풀었다. 나는 영화를 볼 준비를 하면서 프레첼을 먹기 시작했다. 핸드폰이 계속 울렸다. 세 번째 엄마의 전화였다. 마침 세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집에 아무도 없다고 선생님하고 이야기하고 싶다는 전화였다.

세아는 느닷없이 내 손을 잡아끌며 옥상으로 가자고 했다. 그리고 고양이버스를 타고 원하는 곳에 어디든 다 가는 이야기를 했다. 세아는 밤이 깊도록 재잘대다 잠이 들었다. 나는 편의점에서 물을 산 후 주변을 배화하다 발걸음을 돌렸는데 집 밖에서 비상벨소리가 흘러나왔다. 세아가 겁에 질린 얼굴로 베란다 난간을 잡고 서 있다가 나에게 달려들 듯 안겨왔다. 자기만 두고 어디 갔었느냐고 하며.

아침에 일어나니 세아는 가고 없었다. 나는 정식으로 어딘가에 소속되고 사람들과 엮이는 게 싫어서 예전에 스와힐리어를 가르쳤던 탄자니아에서 사업하는 남자가 아프리카 박물관의 학예연구팀에 자리를 마련해 주었을 때에도 거절했다.

나는 탄자니아 친구를 만나고 전화번호를 바꾸고 친구의 번호를 삭제했다.

세아는 부모가 집을 비운 날이면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고, 나는 내 공간으로 누군가를 들이는 걸 싫어하면서도 이상하게 세아에게 단호하게 하지 못했다. 기말고사 기간이었고, 수업을 채우지 못한 아이들과 수업료 문제를 매듭짓고 전화번호도 바꾸었다. 그리고 여행을 하고 돌아왔을 때 세아는 조금 화가 난 얼굴로 속담 시합을 하자며 내기를 걸어왔다. 세아는 내게 울 듯이 덤볐지만 나도 져 주지 않았다. 세아는 다들 뭐가 그렇게 바쁜 거냐고 소리쳤고, 나는 세아를 달랬다.

아침이 되어 세아가 집에 가려고 하 때 나는 이제 세아를 그만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세아는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해 컵을 들어 내리쳤고 파편들이 책들 위로 난무했다. 세아는 컵 조각을 맨발로 짓이기며 뛰쳐 나갔다.

나는 건널목에 서서 건너갈 차례인데도 걷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처럼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다가 빠른 걸음으로 건널목을 건넜다. 이동통신회사 대리점에 가서 새 전화번호로 바꾸려고 할 때 <, 고양이버스 타러가요>라는 세아의 문자가 들어왔다. 나는 대리점을 뛰쳐나와 세아의 집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라는 내용이다.

 

세 번이나 파양당한 나의 이야기, 그리고 부모님과 오빠까지 모두 바빠서 늘 혼자 집을 지키는 세아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었다.

세아는 원하는 곳은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는 고양이 버스 이야기를 좋아했고, 내가 세아를 그만 가르치기로 하고 세아에게 이별을 이야기하자 세아는 나에게 고양이 버스를 타러 간다고 마지막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나는 세아에게로 전속력으로 달려가며 소설은 끝났다.

<어린왕자>의 식으로 이야기 하자면, 나와 세아는 특별한 관계를 맺은 사이이다. 인간관계에 취약한 내가 세아만큼은 거부하지 못하고 받아들이고, 달래고, 가르쳤다. 그리고 아무도 들이지 않는 나의 집에 세아는 들이게 되었고, 결국 그게 불편해져서 그만 가르치기로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누구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지면, 이 소설 속의 나는 특별한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관계 맺기가 힘들지만, 그 관계 안에서 세아라는 존재가 나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주고 있다. 물론 세아에게도 나라는 존재가 특별하다.

이 소설을 읽으며 관계라는 단어를 깊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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