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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조영한, 무너진 식탁 : 2013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2025-04-03 17:43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영목은 더부룩해진 배를 쓸며 계단을 오르다가 층계참에 신물을 뱉어냈다. 교내식당에서 식사를 하려고 식판을 식탁 위에 놓았을 때 식탁은 평형을 잃고 폭삭 주저앉고 말았고, 그래서 밥과 반찬이 바닥에 나뒹굴게 되었다.

영목은 매점으로 달려가 식권을 다시 끊어달라고 했고, 학교 비품 불량이니 식권을 다시 주든지 아니면 환불해달라고 요구했다. 여직원은 글씨가 반쯤은 지워진 식권 한 장을 그에게 건넸다.

영목은 처음 받았던 식판에 비해 양이 적은 식판을 받아들고 역겨워하며 식사를 했다.

영목은 도서관에서 구식 노트북을 켜고 이메일을 확인했다. 일영이 성적을 고쳐주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은 문장들을 읽었고 영목은 혼자 욕설을 내뱉으며 일영의 편지들을 삭제하고 논문 파일을 열었지만 한 글자도 쓰지 못했다.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빨리 병원으로 오라는 전화였다. 여섯 살짜리 아들이 세발자전거를 타며 아파트 앞에서 놀다가 낯선 오토바이가 달려와서 들이받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고 했다.

아내는 범인의 인상착의에 대해 세세히 털어놓았다. 영목은 오토바이의 번호가 1010이었다는 것을 듣고 혹시 일영이 한 짓인지 의심했다.

영목은 일영의 주소를 찾아내서 자네가 내 아들을 친 범인이냐고 쓴 이메일을 보냈다.

노트북 화면 가득 폭언과 욕설과 조롱으로 가득한 비문들을 적어 내려가다가 TJ 놓은 편지들을 지우고 학교 홈페이지로 들어가 일영의 성적을 고쳐주었다.

영목이 편의점에서 구입한 도시락을 들고 버스 맨 뒷좌석에 앉았을 때 형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범인을 찾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것과 불량 청소년 아니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번 사건을 저질렀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영목은 노트북 화면에 떠오른 메일함을 열어보았고, 일영이 감사하다고 보낸 답장이 와 있었다.

영목은 안방으로 들어가려다가 경사진 식탁을 눈여겨보았다. 그는 경사진 식탁에서 도시락 포장을 벗기고 밥을 먹었다. 아이가 없는 틈을 타 아내와 부엌에서 정사를 나누곤 했던 일을 떠올리며. 일순간 삐꺽거리는 식탁은 일영과 아내의 오붓한 침대로 변하고 있었다. 그는 입 속에 넣었던 손가락을 호두 씹듯 깨물었다.

 

라는 내용이다.

 

<무너진 식탁>이라는 제목의 이 소설에는 무너진 식탁이 두 개가 나온다. 학교 구내 식탁의 다리가 부러져서 무너졌고, 영목의 집에 있는 식탁이 무너져 경사진 채로 놓여져 있다. 이 무너진 식탁에서 영목은 간단한 식사를 해결하고, 아내와 부엌에서 나누었던 정사 장면을 생각하다가 불현듯 일영과 아내의 오붓한 침대로 변한 식탁을 상상하는 장면으로 끝난다.

무너진 식탁들에 대해 매점의 여직원에게, 그리고 아내에게 이의를 제기하지만 두 번 다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지 못하는 영목은, 일영에게서 성적을 고쳐주지 않았다는 불만 섞인 항의 메일을 받고 난 직후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하자 일영을 의심하고 결국 일영의 성적을 고쳐준다.

영목의 일상에 교통사고를 당한 아이와 성적에 불만있는 일영, 그리고 아내와 매점 직원이 등장한다.

언제쯤 영목이 제대로 된 식탁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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