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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박송아, 신 귀토지설 : 2012 세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4-04 08:26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사나이 인생이라는 말을 좋아했던 아버지가 마지막 벌인 사업은 도박장과 성인게임장이었다. 그리고 그때 내가 태어났다. 올림픽 특수를 타고 사업은 잘 되는 것 같았다가 경찰관의 단속이 심해지자 손님들이 발길을 끊었다.

아버지가 잔뜩 취한 새벽에는 어머니가 우리들을 데리고 지하의 게임장으로 피신했다. 그곳에 누워 어머니는 그 용궁같은 풍경을 바라보면서 우리 세 자매에게 토끼와 거북이 전설을 동화 구연하듯 이야기해 주곤 했다. 어머니는 나에게 언젠가 용왕이나 거북이 같은 사람들을 만나거든 꼭 빠르고, 머얼리 도망치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쓰러졌고, 치료할 유일한 방법은 간 이식이었다. 세 자매 중 아버지에게 간 이식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다. 언니들은 나를 설득했지만 나는 간을 떼어주고 싶지 않았다.

아버지는 이식 가능자가 나라는 것을 알아내고 분개해했다. 할머니를 동원해서 나를 설득했지만 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나는 어머니가 떠나던 날 바다이야기슬롯머신에 기댄 아버지의 목을 조르고 있던 어머니를 발견했다. 어머니는 나를 발견하자마자 재빨리 손을 뗐다. 그리고 아무래도 빠르게, 머얼리 떠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어머니를 찾아가 봐야겠다고 언니들에게 말했다. 간을 줘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어머니라면 알 거라고 말하며. 우리는 차를 타고 동해에 가기로 했다. 어머니가 동해에 있을 것 같아서가 아니라 휴게소의 우동을 먹고 싶어서였다.

휴게실로 들어가자 큰언니는 변덕을 부려 돈까스를 먹겠다고 했고, 둘째언니는 우동을 먹겠다고 했고, 나는 볶음밥을 먹었다. 밥을 먹고 다시 차는 출발했고 동해의 어느 바닷가에 도착해 바다이야기라는 모텔에서 잠을 자기로 했다. 둘쨰 언니가 고른 방은 용궁이었고, 정말 용궁과 같은 모습으로 꾸며져 있었다.

아버지가 내 간을 받고 다시 사나이 인생이 되면 어떡하느냐고 나는 언니들에게 물었고, 언니들은 그러면 그땐 도망가서 어머니를 찾자고 말했다.

목이 말라 눈을 뜨니 언니들은 없었고 익숙한 소독약 냄새가 났다. 가리비 침대 곁에서 거북이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거북이가 나를 데리러 왔다.

 

라는 내용이다.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에 아버지의 간 이식 수술, 그리고 간을 이식해줘야 하는 막내인 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소설이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간을 떼어주고 싶어하지 않고, 언니들은 나를 설득한다. 나는 어머니에게 내가 간을 떼어줘야 하는지 물어보고 싶지만, 어머니를 찾으러 갈 수가 없다.

사나이 인생을 살았던 아버지의 이야기와 그런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고 살다가 떠나버린 어머니의 이야기, 그리고 그런 아버지에게 간을 떼어줘야 하는 나의 이야기가 낯설지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 같았다.

이 소설을 낯설게 만들어 주는 것은 토끼와 거북이이야기이다.

어머니는 나에게 언젠가 용왕이나 거북이 같은 사람들을 만나거든 꼭 빠르고, 머얼리 도망치라고 말했지만, 나는 결국 도망치지 못한다. 가족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소설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재밌는 소설 한 편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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