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나는 마지막 배달을 갔다. 현관문 너머에서는 아무 인기척이 없었다. 잠시 후 도와달라는 소리가 들려 방 안으로 달려 들어가보니 사내가 천장에 매달려 허우적대고 있었다. 나는 사내를 천장에서 끌어내렸고 사내는 죽지 않고 살아났다. 또다시 창 너머의 사연을 엿보게 되는 일이 있기 전에 나는 이사가고 싶었다. 나와 만났던 선미는 재밌게 놀았다고 하며 이사간다고 하며 나와 이별을 통보했다. 대학도 갈 거고 이렇게 사는 게 싫다고 하며. 다시 치킨 배달을 갔고, 하필 그 사내의 집이었다. 그 사내는 나를 집으로 유인했고, 자기가 죽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그 대가로 자신의 전 재산인 오십만 원을 주겠다고 하며. 그러나 자살시도는 매번 실패했다. 결국은 사내가 죽기 전에 내가 사내를 구해내고 말았다. 사내는 새로운 자살시도를 할 때마다 마지막으로 치킨이 먹고 싶다고 하며 리킨 한 마리를 튀겨다 달라고 했고, 치킨을 먹고 자살시도를 했고 매번 실패했다. 결국 연탄불을 피워두고 마지막으로 자살시도를 했지만, 둘 다 일산화탄소중독 증세로 병원으로 실려왔다. 우리는 병원비로 오십만 원을 다 썼다. 나는 또다시 확실한 죽음의 방식을 찾아 헤매야 할 것이었다. 우리는 나란한 보폭으로 다시 동네로 걸어들어가고 있었다. 라는 내용이다. 이사가고 싶은 동네에서 죽는 걸 도와달라고 하는 사내를 만나 매번 치킨을 튀겨다 주고 죽는 방법을 고안해서 안내해 주지만 매번 나는 사내를 살리고 만다. 결국 끝까지 죽는 것을 실패하고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둘 다 병원으로 실려가서 치료를 받은 후 나란히 다시 동네로 걸어들어가며 소설은 끝난다. 이야기가 재밌었고, 흥미진진했다. 죽는 방법을 고안해 내고 매번 사내를 살리고 그래서 사내가 죽는 것을 실패하고... 그 연속선상에서 사내는 아직도 죽지 못하고, 나는 또다시 죽음의 방식을 찾아 헤매게 될 것이다. 삶이란 게 이 소설처럼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마지막에 치킨 한 마리를 먹고 죽겠다고 하고, 막상 치킨을 먹으면 결국 죽지 못하는 게 인생이 아닐까 싶었다. 죽는 건 사는 것보다 더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힘들 때에도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사내의 캐릭터가 재밌었고, 사내를 도와주는 나의 캐릭터가 안쓰럽기도 하고 측은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