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청년이 달랑 쪽지 한 장 남기고 사라졌다. 남자는 끓는 바다의 꿈을 꾸었다. 가족 공장에서 일하는 남자는 프레스에 손가락 세 개를 잘렸다. 보상은커녕 임금도 받지 못해서 아내에게 송금을 할 수 없었고 지금까지 아내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세 아이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면 돈이 필요했다. 막내딸이 아팠고 애는 살렸지만 모아둔 돈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남자가 닭장 당번이었다. 닭을 훔쳐간 범인이 바로 삵이었다. 그날 이후 닭장 단속을 철저히 했지만 그래도 가끔 삵은 어떻게 구멍을 후비고 들어와 닭을 훔쳐갔다. 아들의 꿈은 의사였다. 아들은 쿠바에 있는 국립의과대학에 가고 싶어했다. 아들과 통화했을 때 아들은 아빠가 일하는 한국으로 돈 벌러 가고 싶다고 했지만, 남자는 안된다는 말을 꿀꺽 삼켰다. 남자는 아들의 말이 반갑지 않았다. 남자는 청년이 남긴 메모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고, 사내와 약속을 잡았다. 시장 입구에서 사내 두 명이 불신검문을 하고 있었다. 남자는 뛰기 시작했다. 약속시간이 되어 사내를 만났다. 사내는 장기매매를 하는 사람이었다. 남자는 사흘동안 좀 더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나왔다. 남자는 뛰고 또 뛰었다. 창고는 그새 문이 잠기고 불도 꺼져 있었다. 닭장 열쇠를 꽂자 문이 열렸다. 쌀자루 같은 것들이 쌓여 있었다. 여자도 있었고 청년의 얼굴도 있었다. 순간 삵의 눈동자가 떠올랐다. 남자는 청년을 잘 싸서 둘러멨다. 공장 뒷문으로 들어와 닭장 문을 열었다. 닭장 안에서 고향 꿈을 꾸었는데 삵이 나타났다. 삵은 자루를 덥썩 물고 남자를 노려보았지만, 남자는 자루를 빼앗기지 않기위해 삽으로 삵을 찍었다. 청년을 안아 올렸다. 솥은 여전히 끓고 있다. 파도소리에 섞여 막내 아이 목소리가 들린다. 라는 내용이다. 사라진 청년과 장기매매, 그리고 손가락 세 개가 절단된 남자, 의사가 되고 싶고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남자의 아들, 그리고 더 이상 연락되지 않는 그리운 남자의 아내 이야기가 닭을 훔쳐가는 삵의 이야기와 함께 실려있는 소설이었다. 닭을 공격하고 훔쳐가고 죽이는 삵이나 불체자들을 노리고 장기매매를 한다고 하면서 모든 장기들을 다 적출해 가고 시체만 쌀자루에 넣어 쌓아두는 사내나 비슷한 존재인 것 같다. 어쩌면 우리들도 누군가에게는 삵과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