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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라유경, 낚시 : 2011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4-06 16:31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소화전에서 나는 택배상자를 꺼냈다. 연체도서 반납요청 문자가 왔다. 나는 타이핑 아르바이트를 하고 틈이 나면 실내낚시터와 시립도서관에 가서 책을 대출받아 읽곤 한다. 마감이 며칠 남지 않아 한글 파일을 열었다. 고장 난 냉장고 안에 나는 쌓여가는 박스들과 책들을 넣었다. 초코바를 한입 베어 물고 타이핑을 끝냈다.

실내낚시터는 냉장고 같다. 물고기들은 낚싯대에 잡힌다고 해도 또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식탁 위에 놓였다가 다시 냉장고 안으로 들어가는 반찬통처럼. 나는 냉장고를 뽑을 때까지만 실내낚시터에 드나들기로 했다.

옆의 남자는 경품으로 식기건조기에 당첨이 되었다. 하지만 남자는 압력밥솥으로 바꿔달라고 했고 거절당했다.

집 근처 수족관에 들러 애완용 거북이를 샀다. 화장실에 수조를 갖다두었다. 도서관 직원에게서 도서를 빨리 반납해 달라고 전화가 왔다. 자판을 두드리는데 갑자기 모니터 화면이 RJwutj 보니 정전이었다.

실내낚시터에 가서 항상 앉던 자리에 앉았다. 지난번에 봤떤 남자가 옆에서 말을 걸어왔다. 물고기도 소리를 듣는다고. 그래서 낚시꾼들은 살아 있는 것을 미끼로 사용한다고.

먹이를 들고 화장실에 갔는데 거북이가 변기 안에 빠져 있었다. 나는 낚싯대로 거북을 천천히 낚았다.

택배사 경품으로 피자를 배달주문했다. 소화전에 넣어달라는 배달 요청사항과 함께.

실내낚시터에서 잠시 졸다가 깨어보니 물고기가 내 미끼를 물고 있었다. 나는 압력밥솥이 경품으로 당첨되었고, 냉장고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나는 옆의 남자에게 압력밥솥은 두고 가겠다고 하고 나왔다.

소화전에 넣어두었다는 택배상자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엘리베이터도 고장이었다. 19층에서 한 층씩 내려가며 나는 소화전들을 다 들여다 보았지만 내가 찾는 상자가 없었다.

오른쪽 손등이 붓는 느낌이 들었다. 수조 안에 거북이가 없었다. 오른팔을 흔들었지만 감각이 없었다. 거북이는 내 얼굴을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입을 벌렸다. 5층 계단에 앉았다. 거북이의 초점없는 눈이 41번의 눈 먼 물고기 같았다. 저 위에서 낚싯줄이 내려왔고 거북이는 낚시 바늘을 삼켰다. 낚싯대는 점점 올라갔다. 내 몸은 어느새 허공 위에 떠 있었다.

 

라는 내용이다.

 

실내낚시터에 가서 냉장고를 낚기 위해 낚시를 하고, 필요없는 압력밥솥에 당첨되어 그걸 놓아두고 눈 먼 물고기를 가져오는 나의 이야기와 거북이의 이야기, 그래서 결국 거북이와 내가 낚싯줄에 낚여 허공 위에 떠 있는 이야기로 이 소설은 마무리된다.

낚시에 대한 이야기와 주인공 나에 대한 일상의 이야기로 잔잔하게 읽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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