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관리인은 내일 아침 여덟 시 정각에 곧바로 벽을 페인트칠하는 사람이 와서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청소가 미진한 부분이 발견된다면 보증금에서 청소 비용이 공제된다고 했다. 나는 고무장갑을 끼고 전용 세제들을 풀어서 청소를 시작했다. 내 몸의 상처들 구석구석 비누칠을 해주던 너를 생각하며, 너의 깨끗하고 하얀 피부를 생각하며. 창문에 파리 똥들이 붙어 있어서 닦아내기 시작했다. 건너편 공동주택의 이층 발코니에서 리트리버 주인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나도 담배를 피우고 싶어졌다. 노트북으로 ‘홀리데이’를 찾아 재생시킨다. 대통령이 자살했던 날 저녁에 그 한국영화를 보았다. 집의 전등을 모두 켜고 세제를 뿌려 바닥을 닦아냈다. 청소 검사를 받고 다시 방으로 들어오는 대신 건물 현관의 내 편지함에 열쇠를 넣어두고 가기로 하고 관리인에게 편지를 써서 문틈에 끼워 넣는다. 열쇠고리에서 열쇠를 분리해 편지함에 집어 넣고 기숙사를 빠져나온다. 쓰레기를 버린 후 걷기 시작했다. 기숙사도 공동주택도 불 꺼진 창이다. 기숙사가 있는 골목의 어귀를 벗어나 나는 조금 속도를 내어 걷기 시작한다. 라는 내용이다. 기숙사에서 짐을 모두 빼고 청소 비용이 공제되지 않도록 내가 살아온 흔적들을 깨끗이 지우기 위해 주인공 나는 각종 세제들을 사서 뿌려가며 구석구석 청소를 한다. 대통령이 자살했던 날 저녁에 보았던 한국영화 음악을 노트북으로 재생시켜놓고서. 마지막으로 세제를 뿌려 바닥까지 깨끗하게 닦고 나는 방에서 나와 기숙사를 빠져 나온다. 빈집을 청소하는 짧은 시간동안의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었다. 살았던 흔적을 깨끗이 모두 다 지울수는 없는 거라는 나의 소설속의 말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