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한의 장례식장에서 장을 보았다. 그리고 일 년 후, 나는 술집 안에서 장과 마주앉았다. 장은 한이 근무하던 파출소의 소장이었다. 장의 아내는 장이 한직으로 좌천되기 일 년 전에 죽었고, 아들은 그 당시 일곱 살이었다. 장의 아들은 열두세 살 때부터 록음악을 좋아했다. 록밴드 파셀의 열광적인 팬이었던 아들을 데리고 장은 아들이 열다섯 살이 되던 날, 파셀의 콘서트에 갔다. 장은 아들에게 감기에 걸리지 말라고 담요를 덮어주었다. 파셀의 첫 곡을 부르기 시작할 때 한 남자가 무대 위로 뛰어 올라가서 총을 발사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장의 아들도 죽었다. 한은 내 소설 ‘난 리즈도 떠날 거야’에 내가 장의 이야기를 쓴 것에 대해 화를 내며 연락을 끊었다. 장은 나에게 연락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장은 아들이 죽고 나서 6년을 일을 하며 똑같은 일상을 반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순찰을 나가서 어린 남녀가 술에 취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추운 날이었고 늦은 새벽이었다. 장은 그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했으나, 그들은 결혼한 부부이고 성인이라고 하며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의 파셀의 콘서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장은 어린 부부와 헤어져서 순찰차로 돌아와 담요를 가지고 다시 어린 부부에게로 가서 담요를 선물로 주었다. 그후 나는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 부부에게 왜 담요를 주었느냐고 물었을 때 장은 어린 부인이 술에 잔뜩 취한 목소리로 아들과 다른 공연을 보러 가라고 했다고 했다.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 있어서 행복한 노래만 흘러나오는 그런 공연을 보러 가라고 했다고 했다. 장이 담요를 가져다 주었을 때 어린 부인은 자기들은 인간쓰레기라고 말했고, 장은 그 부부의 머리를 잠시 동안 쓰다듬어 주었다고 말했다. 라는 내용이다. 아들의 생일날 아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보러 갔다가 무대 위 총기사건으로 아들을 잃고 반복적인 일상을 무료하게 살아가는 장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소설로 쓰는 나의 이야기가 이 소설의 내용이다. 친구 한도 죽었고, 장의 아들도 죽었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와 반복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장의 순찰 도중에 만난 어린 부부에 대한 이야기가 이 소설에서 섞여 인간적인 냄새를 맡게 만든다. ‘담요’라는 제목처럼 이 소설의 중요한 소재인 담요는 죽어버린 장의 아들이 콘서트장에서 덮었던 것이고, 그 후에 순찰을 돌며 장이 덮었던 것이고, 장이 추운 겨울에 길거리에서 만난 어린 부부에게 선물한 담요이기도 하다. 담요의 따뜻함처럼 이 소설도 슬프지만 따뜻한 소설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