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홍이 트렁크 문을 열자 나체 상태의 여자시신이 놓여 있었다. 나는 식칼로 시신의 손목을 베어내고 피를 빼낸 후 압축기를 돌렸다. 가게 안은 염소를 굽는 연기로 가득했다. 가게 문을 열자 주방 쪽에서 타샤르 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타사르 씨에게 반지를 가져왔다고 했다. 나는 염소고기를 먹었다. 전자레인지를 돌리고 헤어드라이어를 가져와 네 번째 손가락만을 집중적으로 녹여 반지를 빼냈다. 다이아 일 캐럿이었다. 번이 나에게 최근에 여자 시체를 처리한 적이 있는지 물었다. 첸 회장의 딸이 사라졌다고 하며. 이 일에 홍이 관련되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했다. 욕조 안에 향수 세 통을 부어서 손이 담긴 아이스팩을 들여놓았다. 얼어붙은 손을 꺼내 향수에 적신 타월로 닦아내었다. 고개를 숙여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던 중에 초인종 소리가 들려왔다. 타샤르 씨는 중추절에 달 구경을 가자고 했다. 폐차장으로 가는 길목에 검문이 있었다. 폐차장 안에서 불빛들이 새어나왔다. 창 밖에서 누군가 우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타샤르 씨는 문을 걷어찬 뒤 문틈으로 단검을 휘둘러 사내의 왼발 아킬레스건을 끊었다. 나와 타샤르 씨는 폐차장 밖의 차 안에 나란히 앉아있었다. 차가운 감각에 눈을 떴다. 누군가의 단검이 내 목을 그었다. 덩치 큰 사내가 야구배트로 내 머리를 휘갈겼다. 홍이 나를 찾아왔었는지 물었고, 나는 요새 기억력이 안 좋아졌다고 했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한숨을 쉬었다. 번이 서 있었다. 나는 트렁크에서 홍의 시신을 꺼내 지게차에 실었다. 번은 왜 홍 같은 놈을 위해 의리를 지켰느냐고 물었다. 나는 번을 차에 태우고 어깨를 두드려줬다. 번이 떠난 뒤, 압축기의 전원을 켰고, 압축기는 홍의 시신을 고철 사이로 잠식시켜갔다. 선박 당일, 오줌을 받던 양동이에서 제비를 뽑았고, 내가 뽑은 쪽지에는 단 한 글자가 적혀 있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나를 위라고 불렀다. 번은 이제 더 이상 위조여권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냉동실에서 손을 꺼냈다. 손을 껴안고 바닥에 누웠다. 바닥에 위액을 쏟아냈다. 여행사 직원에게 요르단이라고 말했고, 직원은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란히 걷던 타샤르 씨의 손이 재킷 안주머니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보였다. 목이 따뜻해져왔다. 유리병이 깨지고 가방 밖으로 검은 액체가 된 손이 흘러나왔다. 곧 내가 앞으로 엎어졌고, 아스팔트 위로 손의 피와 내 피가 섞여갔다. 나는 손이 시려와 양손으로 내 목을 감쌌다. 핏물 위로 용 모양 등불이 비쳤다. 그리고 용머리 앞엔 달이 떠 있었다. 사막 같은. 라는 내용이다. 모호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소설이었다. 손이라는 제재와 범죄단체의 일을 하고 있는 나, 나의 이름은 나도 모르고 그저 ‘위’라는 이름을 불릴 뿐이었다. 나는 손에 집착하며 나의 일을 한다. 그리고 어느 날 홍이 죽고, 나 역시 목숨을 부지하기가 어려워진다. 요르단에 가고 싶어하는 나는 타샤르 씨의 공격을 받아 결국 목숨이 위태로워지고, 아스팔트 위로 피가 섞여갈 무렵 용머리 앞에 떠 있는 사막같은 달을 보게 된다. 해석이 쉽지 않은 소설이었지만, 읽는 즐거움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