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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김미선, 미로 : 2010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4-09 15:29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여자는 상담전화를 받고 손을 씻었다. 여자는 컴퓨터에 미로라는 단어를 검색했다. 7번 출구 앞에는 빨간 배낭을 맨 남자가 여전히 서 있었다. 남자가 버스에 탔고 여자는 남자를 뒤따라서 같은 버스에 탔다. 남자가 버스에서 내렸고 여자도 남자를 따라 내렸다. 배회하는 남자를 따라가다가 여자는 남자를 놓쳤다. 헤매다 보니 부동산이 보였다. 여자는 부동산 안으로 들어가서 여기가 어딘 지 물었다. 부동산 주인은 빌라를 한 번 보라고 부추겼다. 늘 이사를 가고 싶어했던 정우가 떠올랐다.

상담 전화벨이 울렸다. 가출을 반복하는 아이에 대한 상담 전화였다.

여자는 정우 생각이 나면 222번 버스를 탔다. 7번 출구에 서있던 남자가 내렸던 바로 그 도시로 숨어들었다. 퇴근한 뒤 골목을 헤매고 다니던 날이 이어졌다. 어느 날 여자는 전에 보았던 빌라를 가보기로 했다. 부동산 주인은 열쇠를 쥐어 주었다. 부동산에서 일러준 대로 집을 찾았고 텅 빈 집안으로 들어갔지만 갑작스런 한기를 느꼈다. 가방을 내려놓고 지갑만 꺼내서 나와 슈퍼에서 뜨거운 음료를 샀다. 그리고 길을 잃어서 14-29번지인 그 빌라를 찾지 못했다.

수아 엄마의 전화가 왔고 수아가 죽었다고 하며 울먹이다가 전화가 끊어졌다. 오늘도 변함없이 7번 출구의 남자가 입을 달싹이고 있다. 그때 사내 두 명이 남자에게 다가섰다. 남자의 어머니인 듯한 노인이 눈물을 흘리고 있고 남자는 건장한 사내 두 명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버둥대고 있다. 남자는 빨리 도망치라고 하더니 7번 출구로 나오는 사람들 무리에 섞여 사라졌다. 여자는 버스 정류장 쪽으로 휩쓸려 갔다. 여자는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사람처럼 움직ㅇ지 못하고 줄지어 서있던 버스들이 출발하기 시작했다. 버스 안에 빨간 배낭을 멘 남자가 여자를 주시하고 있다. 어느새 버스는 저만치 달려간다.

 

라는 내용이다.

 

7번 출구에 서 있는 남자를 따라 버스를 타고 낯선 곳에 내려 부동산 주인에게 이끌려 빌라를 본 여자는, 퇴근한 후 골목을 헤매고 다니던 어느 날 다시 그 빌라를 보러 갔다가 길을 잃었다. 7번 출구의 남자는 어느 날 건장한 사내들에게 이끌려 끌려갈 뻔 하다가 여자에게 도망가라는 말을 남기고 7번 출구의 사람들 무리에 섞여 사라졌다. 나중에 보니 버스 안에서 남자가 여자를 주시하고 있고, 여자가 버스 앞으로 다가서자 어느새 버스는 저만치 달려간다.

상담전화를 받는 여자, 지하철 출구 앞에서 입을 달싹거리며 늘 서 있는 남자, 그리고 남자가 탄 버스, 버스에서 내린 낯선 도시의 풍경과 골목들.

하나하나 머릿속에서 상상해가며 이 소설을 읽었다.

길을 잃는 설정 자체는 흔한 설정이기는 하다.

떠나버린 정우 대신 낯선 남자를 뒤따라가는 여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들도 어쩌면 삶 속에서 때때로 길을 잃어 방황하면서 낯선 누군가를 따라가는 삶을 살 때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상담 전화를 받고 나서 손을 씻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칼날을 손바닥으로 쥐는 것으로 일종의 자위행위를 하는, 정우가 떠난 곳에 남아 있는 이 외로운 여자의 캐릭터가 독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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