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나는 현관 앞에서 낯선 여자를 봤다. 아내였다. 아내에게 이끌려 신경정신과에 갔다. 안면인식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박형석은 자신의 아파트에서 둔기로 머리를 맞고 즉사헀다. 박형석의 부인은 그다지 슬퍼하지 않았다. 박형석은 회사에서 공금횡령이 의심돼 내사를 받던 중이었다. 우리가 합류할 당시 경비원의 입을 통해 박형석이 오피스텔에서 주기적으로 만난 여자가 있었음을 알아낸 상태였다. 지모를 보내고 아파트 입구를 지나가는데 낯선 여자가 나를 봤다. 아내였다. 일주일의 잠복근무로 성과 없이 목만 축냈다. 내 파트너 지모는 오피스텔 건물로 들어가는 여자를 따라갔다가 생각보다 빨리 차로 돌아왔다. 엘리베이터가 5층에서 멈췄다고 했다. 박형석의 오피스텔은 4층이었다. 나는 오피스텔 밖으로 나오는 여자를 뒤쫓았다. 긴생머리챙모자가 들어간 아파트의 벨을 눌렀다. 집에는 아내 혼자 있었다. 아내는 P오피스텔에 내가 모르는 친구가 살고 있다고 했다. 끝내 박형석의 내연녀는 잡지 못했다. 범인이 잡혔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낯선 남자에게 인사를 했고 상대는 당황했다. 해가 저물었다. 저만치서 아내가 나를 향해 걸어왔다. 내가 아내를 알아보자 아내는 기뻐했다. 막상 아내의 얼굴을 본 순간 나는 당황했다. 아내가 아니었다. 그러나 아내의 냄새, 아내의 음성이 맞았다. 아무리 낯설어도 내 아내가 맞았다. 라는 내용이다. 안면인식장애 판정을 받은 나는 아내를 알아보지 못한다. 늘 아내가 낯설다. 나는 박형석을 죽인 범인으로 지목된 내연녀를 잡으려고 지모와 함께 잠복근무까지 하지만 성과가 없었다. 그리고 그 오피스텔에서 내연녀로 의심되는 여자를 뒤쫓았으나 나중에 확인해 보니 그 여자는 박형석의 내연녀가 아니라 나의 낯선 아내였다. 박형석의 내연녀 대신 범인이 잡힌 후 나는 나를 향해 걸어오는 아내를 알아보았지만, 이내 아내가 아닌 낯선 존재로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내의 냄새, 아내의 음성이 맞았다. 낯선 아내는 결국 내 아내였던 것이다. 사람들이 낯설어보이고, 사물들이 일순간 낯설어보이는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안면인식장애라는 질환으로 그런 현상들을 극대화시켜놓은 이 소설이 재밌게 느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