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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박지영, 청소기로 지구를 구하는 법 : 2010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4-10 09:01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여자는 산지 석 달 밖에 안된 청소기가 고장났다고 했다. 고장의 원인은 게으름이었다. 남자는 멀쩡한 부품을 가리키며 새 것으로 교체해주겠다고 했다. 청소를 하다 보면 작고 하찮은 물건들이 청소기에 끌려왔다. 지난 4년간 수집해 온 물건들이 남자의 방에 가득했다.

매일 퇴근 후 남자는 지식인에 접속해서 질문들을 채집했다.

남자는 몽골의 고아소녀 엘리스를 후원하고 있었다. 앨리스는 남자에게 나의 영웅이라고 편지에 썼다. 남자는 엘리스에게 편지를 썼다. 그리고 새 부품 대신 중고부품을 교체하고 남은 돈으로 남자는 후원계좌를 만들었다. 고객들에게 긴 사과의 편지를 쓰고 고객의 이름으로 후원한 몽골의 어린이들의 연락처를 동봉했다. 23명의 고객이 꾸준히 몽골의 아이들을 후원했다.

남자는 올해의 우수사원으로 뽑혔다. 엘리스에게 보낼 편지를 우체통에 넣고 돌아오며 남자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우주에 가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늘을 향해 엄지손가락만 치켜들면 되었다.

 

라는 내용이다.

 

청소기 A/S기사로 일하고 있는 클린맨 남자는 새 부품으로 교체한다고 하며 중고부품을 사용하여 교체하고 차액을 고객의 이름으로 몽골의 어린이들을 후원한다. 남자는 엘리스를 후원하고 있고, 엘리스에게서 나의 영웅이라는 편지를 받고 답장을 써서 우체통에 넣는다. 청소기가 고장나는 원인은 교체한 멀쩡한 부품 때문이 아니라 고객의 게으름 때문이다.

문장들이 재밌었다.

인간들이란, 확실한 증거를 들이밀어도 자신은 범죄와 무관하다는 듯 시치미 떼는 염치없는 종족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청소기를 사용해도 좋은 사람과 청소기로 쓸어 버려야 하는 사람들.’, ‘물건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만드는 건 사람들이다.’ 라는 문장들부터 시작해서 재밌고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들이 많았다.

남자는 그저 언젠가는 가장 쓸모없는 것들로 가장 쓸모 있는 것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하는 부분과, ‘지구는, 따뜻한 먼지가 모여 만든 별이었다.’, ‘가장 하찮아 보일수록, 아주 작고 작아서 먼지처럼 쉽게 쓸어내고 닦아낼 수 있는 존재일수록 클린맨일 가능성이 컸다. 사람들이 클린맨을 눈치 채지 못한 건 그들이 드물어서가 아니라 어디에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어디에나 있지만 너무나 많아서 눈에 띄지 않는 존재, 그게 클린맨이었다.’는 문장들이 이 소설의 주제를 말해주는 것 같다.

영웅이 나라를 지키던 시대는 지나가고 클린맨들이 나라를 지키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들은 모두 보잘것없는 하나의 점에 불과하지만 하나의 점이기 때문에 모이면 지구에 아름다운 무늬를 새길 수도 있는 것이다.

클린맨이라는 소재로 우리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재치있고 유머러스하게 들려주는 작가의 입담에 소설을 읽는 내내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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