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보면, 지원은 상한 음식을 먹고 고시원 공동 냉장고 앞에 쓰러져 있었다. 지원이 방에 가서 누워 있는데, 창문이 깨져서 박살났다. 총무 자윤이 와서 유리조각을 치웠고, 자윤에게 지원은 배고프다는 말을 했다. 지원은 타포린백을 꺼내들고 무인 정육점 <풍미축산>으로 가고, 자윤이 뒤따라왔다. 지원은 ‘풍미축산’ 안으로 들어가서 냉장고 안에서 고기들을 챙겼다. 공업용 미싱 바늘이 손가락 한가운데를 뚫고 지나간 사고 이후 지원은 산재 신청을 했다. 그들은 편의점에 들러서 소주와 딸기 주스 등을 샀다. 자윤은 반 년 전쯤 불에 타 사람이 죽어나간 신사임당 고시원 총무였다고 하며, 그때 죽어 봤자 자기 손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자윤은 지윤과 함께 고기를 먹으며, 기숙사에서 잘린 이유를 말했다. 맛있게 고기를 먹고 있는데 누가 고기를 구워 먹느냐는 목소리가 들렸고, 지원은 남의 일에 상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삼겹살은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익어가고 있었다. 와 같다.
열악한 주거 환경 속의 고시원의 창문 있는 방에서 사는 청춘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잘 그려낸 것 같다. 4만원짜리 창문이 있는 방의 사치를 누린다고 생각하는 지원의 모습과, 미싱 바늘이 손가락을 다치게 한 사고를 맞닥뜨리고 장해등급이 어떻게 나올지, 산재 금액이 얼마 나올지를 걱정하는 지원의 모습에서 힘든 청춘들의 모습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배가 고파서 무인정육점에서 계산을 하지 않고 고기를 챙겨 나와 구워 먹으며 행복해하는 지윤과 자윤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일상이 느껴져서 씁쓸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의 제목처럼, 끝까지 생존하려고 애쓰는 청춘들의 모습, 우리들의 모습이 너무도 생생하게 잘 그려진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죽으면 자기 자신만 손해라는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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