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언니가 나를 쳐다보다가 나갔다. 나는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을 틀어놓고 있다. 나는 전동휠체어를 타고 사무실로 가서 내 방으로 갔다. 방에는 텔레비전과 전화기, 커다란 전면거울, 그리고 천장 한구석에 매달려 천천히 움직이며 방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사장님에게 전송해주는 카메라가 있다. 나는 진경이와 짜고 연극을 했다. 진경이가 나에게 부동산이라고 하며 전화를 했고, 집을 내 놓은 것으로 언니와 형부 앞에서 통화하는 연극을 했다. 언니는 울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결혼할 사람이 있어서 집을 내놓았다고 언니에게 말했다. 내가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진경이는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 짬뽕과 자장면, 탕수육을 시켰다. 화장실에 갔더니 생리가 터졌다.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게 생리하는 거였다. 방으로 들어가 비디오를 켜고 전화벨이 울리길 기다린다. 전화벨이 울리자 나는 수화기를 들고 “여보세요?”라고 말했다. 언니가 형부 없는 틈에 맥주 한 잔 같이 하자고 했다. 어니는 맥주를 마시며 나에게 강간을 당해도 아이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수술을 해두자고 했고, 나는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신경안정제를 먹었다. 우연히 사장님이 안 계실 때 사장실에 들어갔다가 ‘작업실’에 설치된 전면거울을 통해 비춰진 우리들의 모습이 카메라를 통해 전부 다 촬영되어 공시디에 복사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 하나의 수입원이었던 셈이다. 나는 동물원에 갔다가 흰 비둘기를 간택하고 그 비둘기를 잡으려다가 휠체어가 쓰러져서 넘어지게 되었다. 한쪽 뺨이 빨갛게 쏠려 피가 맺힌 내 얼굴을 보고 언니가 약 상자를 들고 나왔지만 나는 언니의 손을 뿌리치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을 틀었다. 진동 모드로 해놓은 핸드폰이 울렸고, 확인해보니 진경의 문자메시지가 와 있었다. 얼른 오라고 밥 먹자는 문자 메시지였다. 나는 사무실로 갔고, ‘작업실’로 가서 슬립으로 갈아입고 거울을 쳐다보며 가랑이를 벌렸다. 그리고 나는 수화기를 집어들고, “여보세요?” 라고 말했다. 라는 내용이다. 나의 명의로 엄마가 사두고 돌아가신 집에서 나는 언니와 형부와 함께 살고 있는데, 집주인이 형부인 것처럼 행동하니 나는 집을 내놓은 것으로 진경과 연극을 하고 거짓통화를 해서 내가 집주인임을 확인시킨다. 사장님은 우리들의 전화통화 뿐만 아니라 카메라로 촬영한 우리들의 모습까지도 공시디에 담아 판매함으로써 부수익을 창출했다. 나는 흰 비둘기를 잡아 화풀이를 하려다가 휠체어가 쓰러져서 넘어졌고, 다치게 되었다. 다친 내 뺨에 약을 발라주려고 하는 언니의 손을 뿌리치고 나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을 틀었다. 그리고 진경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다시 사무실로 출근해서 내 작업실에서 일을 한다. 이 소설을 읽고 마음 한구석이 쓰라렸다.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서 주인공이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 역시 성을 간접적으로 판매하는 전화통화 행위인 “여보세요”로 표현된다. 장애인이 아이를 가지면 삶이 힘들어진다는 이유로 언니는 나에게 수술을 강요한다. 장애인이지만, 휠체어를 타야 하지만, 그래도 여자라는 것과 인간의 본능과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다 똑같은 것이다. 언니는 나에게 집을 빼앗아 가려고 하고, 나는 언니에게 집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하고, 나의 여성성도 빼앗기고 싶어하지 않는다. 언니에 대한 그 유일한 무기가 바로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이다. 다 읽고 가슴아픈 슬픈 소설이었다. |